메가시티·해양·AI수도 3대 전장서 격돌…영남 민심은 어디로 [6·3 경제 공약 해부⑤]

입력 2026-05-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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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민주주의는 각 정당이 공약을 가지고 경쟁함으로써 시민이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되는 경쟁적 정치체제다. 광역단체장은 임기 동안 시도민의 살림과 산업 지도를 결정한다. 각 당 후보들이 쏟아낸 경제 공약은 단순한 선거용 구호가 아니라 임기 4년의 청구서다. 반도체, 바이오, 행정통합을 두고도 후보별 해법은 갈리고, 공약마다 재원 조달과 중앙정부 협조라는 조건이 붙는다. 본지는 양당 16개 시도 후보의 1호 공약과 핵심 경제 공약을 권역별로 전수 분석해 후보 간 충돌 지점, 재원·실현가능성, 임기 내 체감 가능성을 짚는다. 수도권을 시작으로 영남, 호남·충청, 강원 순으로 분석한다.

민주 “국가 주도 메가 프로젝트”…국힘 “광역 통합·기업 유치”
부산은 해양수도, TK는 행정통합…울산은 AI산업 도시 경쟁
같은 ‘첨단산업’ 외치지만 재원·속도·추진 방식은 정반대

▲영남 광역단체장 양당 후보 공약. 이투데이DB
▲영남 광역단체장 양당 후보 공약. 이투데이DB

‘6·3 지방선거’의 영남권 승부는 단순한 지역 개발 경쟁을 넘어 ‘국가 성장 전략’ 대결 양상으로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정부와의 정책 연계를 앞세운 국가 주도형 메가 프로젝트를 내세우지만, 국민의힘은 광역 통합과 기업 유치 중심의 성장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6일 이투데이가 부산·대구·울산·경북·경남 등 5개 광역단체 여야 후보 10명의 1호·핵심 공약을 전수 분석한 결과 영남권에선 △광역통합 △해양수도·거점도시 △인공지능(AI)·이차전지·에너지 첨단산업 등 3대 전장에서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특히 같은 어젠다를 놓고도 양당의 접근 방식은 확연히 갈렸다.

“부·울·경 메가시티냐, 행정통합 특별시냐”…광역통합 정면 충돌

▲왼쪽부터 김경수 민주당 경남지사 후보·박완수 국민의힘 경남지사 후보 (연합뉴스)
▲왼쪽부터 김경수 민주당 경남지사 후보·박완수 국민의힘 경남지사 후보 (연합뉴스)

가장 치열한 지점은 광역통합 구상이다.

민주당은 ‘메가시티’를 전면에 내세웠다. 경남지사에 출마한 김경수 후보는 지난 4월 27일 1호 공약으로 ‘부울경 메가시티 30분 생활권’을 발표하며 특별연합 즉각 복원을 약속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특별연합을 사실상 백지화하면서 사라진 중앙정부 지원사업만 35조 원 규모”라며 “부울경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어야 수도권 일극체제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부산·경남 행정통합 특별시 카드를 꺼냈다.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와 박완수 경남지사 후보, 영남권 의원 30여 명은 지난 4월 ‘경남·부산 통합특별시 특별법’을 공동 발의했다. 핵심은 국세·지방세 비율 6대 4 조정, 연 8조원 규모 자주재원 확보, 자치입법권 강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특례, 가덕신공항 관리위원회 설치 등이다. 국민의힘은 2028년 통합 단체장 선출까지 포함한 단계적 통합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TK(대구·경북) 행정통합에서도 접근법은 엇갈린다.

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와 오중기 경북지사 후보는 “당선 즉시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겠다”며 속도전을 예고했다. 반면 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와 이철우 경북지사 후보는 단계론에 무게를 둔다. 두 후보는 행정·재정 기반을 먼저 정비한 뒤 2028년 총선 시점에 맞춰 통합 단체장을 선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민주당은 국가 주도형 초광역 경제권, 국민의힘은 보수 기반의 단계적 통합 모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산은 ‘해양수도’ 전쟁…경북은 동해안 산업벨트 경쟁

▲여야 부산시장 후보들이 본격적으로 민심잡기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는 27일 오후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북구 구포시장을 찾아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날 오후 부산 시의회에서 출마선언을 하고 르노자동차 공장을 찾았다. (연합뉴스)
▲여야 부산시장 후보들이 본격적으로 민심잡기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는 27일 오후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북구 구포시장을 찾아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날 오후 부산 시의회에서 출마선언을 하고 르노자동차 공장을 찾았다. (연합뉴스)

부산 지역 선거는 사실상 ‘해양수도 경쟁’으로 압축된다.

민주당 전재수 후보는 해양수산부 장관 재직 당시 설계해 국정과제에 반영했다는 ‘해양수도 4종 세트’를 전면에 내세웠다. 해수부 산하 공공기관 부산 이전, 해사전문법원 설립, HMM 본사 이전, 50조원 규모 동남권투자공사 설립이 핵심이다. 전 후보 측은 “해양산업 컨트롤타워를 부산으로 옮겨야 진짜 해양수도가 완성된다”며 중앙정부 지원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박 후보는 현직 프리미엄과 시정 연속성을 앞세우고 있다. 가덕신공항·부산항·부산형 급행철도(BUTX)를 연결하는 ‘트라이포트 전략’과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추진이 대표 공약이다.

양측 모두 해사법원 유치와 HMM 이전, 가덕신공항 조기 추진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추진 방식에서는 차이가 난다. 민주당은 “국정과제 반영과 중앙정부 드라이브”를, 국민의힘은 “4년간 축적한 시정 경험과 민자 활용”을 강조한다.

경북은 에너지·첨단산업 벨트 경쟁이 핵심이다. 이 후보는 동해안 수소·원전·소형모듈원전(SMR)·재생에너지를 연결한 ‘동해안 에너지벨트’와 영일만항-TK신공항 투포트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반면 오 후보는 포항 이차전지·구미 반도체·안동 바이오를 연결하는 권역별 산업벨트와 ‘에너지 연금’ 구상을 발표했다.

AI·로봇·이차전지…영남 전체가 ‘첨단산업 선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확정된 26일 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이날 국힘 추경호 후보가 대구시당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확정된 26일 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이날 국힘 추경호 후보가 대구시당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연합뉴스)

AI와 첨단산업은 영남권 전체를 관통하는 공통 키워드다. 다만 누가 주도하고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지를 놓고 양당 전략은 크게 갈린다.

대구에서는 김 후보와 추 후보가 ‘산업 대전환’을 두고 정면 충돌하고 있다.

김 후보는 2035년 지역내총생산(GRDP) 150조원, 일자리 10만 개 창출을 목표로 내걸었다. 메가 샌드박스 지정, 초저가 AI 인프라 구축, 지역인재 3대 프리 정책과 함께 이재명 정부의 150조원 국민성장펀드 중 10%를 대구에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추 후보는 ‘대구 경제 대개조’를 내세우며 AI·로봇·반도체·의료·미래모빌리티 등 5대 미래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했다. 1조원 규모 창업펀드 조성과 청년 리쇼어링, ‘대구찬스’ 프로젝트도 포함됐다. 특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의 군위 신공항 배후 유치와 기업은행 본점 이전 추진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히며 대기업 직접 유치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울산 역시 AI 산업도시 경쟁이 뜨겁다.

민주당 김상욱 후보는 ‘노동 중심 AX(인공지능 전환)’를 전면에 내세우며 제조업 혁신과 노동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 김두겸 후보는 1GW 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100조원 투자 유치를 통해 울산을 ‘대한민국 AI 수도’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같은 성장 공약, 다른 철학”…영남 민심 어디로

영남권 선거 후보들은 표면적으로 모두 성장과 첨단산업을 이야기하지만, 실제 철학은 크게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은 중앙정부 재정과 국정과제를 활용한 국가 주도형 성장 모델에 가깝다. 반면 국민의힘은 규제 완화와 기업 유치, 광역 통합을 통한 자율 성장 모델을 강조한다.

영남권에서는 가덕신공항, TK 행정통합, 해양수도, AI산업 등 지역 미래 먹거리와 직결된 의제가 동시에 걸려 있는 만큼 단순한 정당 경쟁보다 “누가 실제 실행력을 갖췄느냐”가 핵심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영남 선거는 보수 텃밭 방어전이면서 동시에 지역 산업 구조 재편을 둘러싼 경제선거 성격이 강하다”며 “유권자들도 단순한 지역 정서보다 실제 재원과 실현 가능성을 더 따져보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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