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B "韓 '스태그' 가능성 낮아⋯원화 국제화 위해 국채 담보 적극 활용해야" [ADB총회]

입력 2026-05-0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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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버트 박 수석 이코노미스트 "한국, 스태그 압력에도 경기ㆍ물가 관리능력 충분"
"韓 정부, 유가상한제 상당히 높은 수준서 설정⋯추경 70% 선별 지원도 긍정적"
"한국 WGBI 편입, 규제개혁 모범사례⋯국채 활용 확대 통해 원화의 국제화 가능"

▲알버트 박 아시아개발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4일(현지시간) 한국은행 출입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알버트 박 아시아개발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4일(현지시간) 한국은행 출입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중동 사태 장기화 속 한국의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물가상승) 발생 우려에 대해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또 한국의 원화 국제화를 위해서는 통화가 상품과 서비스 거래뿐만 아니라 금융 자산 및 국채로서 활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4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제59차 ADB연차총회에서 한국은행 기자단 간담회에 참석한 앨버트 박(Albert Park) AD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스태그플레이션 도래 가능성에 대해 "중동 리스크는 성장을 낮추고 물가를 높인다는 점에서 상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면서도 "한국 역시 중동 전쟁으로 둔화되겠지만 반도체 사이클 영향에 따라 비교적 견조한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현재 한국의 상황에 대해 "거대한 스태그플레이션 문제라고 부르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은 물가 상승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고 이 분쟁이 끝나면 가격이 정상화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도전적이지만 강력한 중앙은행과 충분한 재정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이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ADB는 중동 리스크에 따른 부정적 영향과 반도체 성과를 통합해 7월 전후 한국의 경제성장률 추정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때 중동 이슈가 새롭게 반영되는 만큼 성장률 하향은 불가피하나 한국의 2차 파급효과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중동발)2차 파급효과는 재정자원 부족으로 1차 충격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충격이 클 것"이라며 "생산자가 높아진 에너지 가격을 고객에게 전가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고유가 이슈 속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유가상한제'와 '추경(추가경정예산)'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유가상한제가 상당히 높은 수준에서 설정돼 있어 기업이나 개별 가구가 높아진 유가에 적응할 시간을 준다는 측면에서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유가상한제가) 아주 낮은 가격으로 책정되지 않은 것은 다행"이라며 "추경 역시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설정한 점은 ADB 입장에서 올바른 방향"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사상 유례가 없는 반도체 사이클에 대해서도 '과거와 다르다'고 봤다. 그는 "반도체 사이클은 최소 2년 정도 지속되는데 최근에는 AI가 그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며 "관련 투자가 전세계적으로 강하게 진행 중이고 생산성 향상도 확인돼 지속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과잉투자 우려도 있겠지만 AI의 생산성 강화가 가시화되면 한동안 사이클이 유지될 것"이라며 "특히 AI 전략을 적극 추진 중인 한국은 수 년간 변화의 이점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자리에서는 한국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효과와 원화 국제화에 대한 제언도 이어졌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WGBI 편입은 매우 기쁜 소식"이라며 "WGBI는 가장 중요한 국제 채권 지수인 만큼 이 펀드에 투자하는 그룹들을 통해 수백억 달러의 투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수요 기반 확대에 따라 한국 채권시장 유동성이 확대되고 이는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춰 투자와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간담회에 동석한 유지 야마시타(Yuji Yamasita) ADB 수석 금융부문 전문가도 정부와 한은이 추진 중인 '원화 국제화'에 대해 "통화 자체가 상품ㆍ서비스 거래 뿐 아니라 금융자산과 국채로 활용될 필요가 있다"며 "최근 한국 국채가 WGBI에 편입된 것 역시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신뢰받는 유동성 자산이 되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ADB는 현지 통화 채권을 국가 간 거래 담보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한국 국채가 국제 금융거래에서 담보로 활용될 수 있다면 해외 투자자들이 원화를 훨씬 더 가치 있게 여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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