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모성은 보호, 여성은 방치

입력 2026-05-07 06:00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모성은 무조건적인 보호와 환대를 받는다. 전 세계에서 제일가는 저출산 고령화 국가인 한국의 상황을 고려하면 당연한 처사다. 하지만 모성이 여성으로 글자 하나만 바뀌면 분위기는 급격히 싸늘해진다. 여성의 기본권에 대한 이야기는 여전히 과격한 페미니즘으로 치부되며, 대체로 위정자들의 안중에 없다.

2024년 자택 화장실에서 혼자 출산한 아기를 방치해 숨지게 한 17세 여성이 최근 실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징역 5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장기 2년 6개월·단기 2년을 선고하고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가족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지 못하고, 아기의 생물학적 아버지의 도움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출산한 점을 고려한 형량이다.

이 여성은 출산 당시 17세였고 현재도 스무 살이 채 되지 않은 미성년자다. 수형 생활을 모범적으로 해 가장 짧은 형을 살고 나온다면 21살에 사회로 복귀하게 된다. 진로를 고민하고, 대학교에 진학하고,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 여행을 다니기도 좋은 나이다. 하지만 사회가 이 여성에게 남긴 상흔이 너무나 깊다. 임신, 출산, 수형 생활로 이어진 비극을 오롯이 혼자 감당한 10대 청소년은 어떤 20대를 보내게 될지 짐작하기 어렵다.

위기 임산부를 방치한 사회의 책임이 무겁다. 2019년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 이후 대체 입법을 하지 않은 채 7년이 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1년 인공임신중절(낙태) 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15~49세 여성 8500명 중 7.1%(606명)가 낙태를 경험했다. 2024년 위기 임산부를 지원하는 특별법이 시행됐지만 이미 너무 늦은 데다, 임신 중단 관련 의료행위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도 없다. 모든 지원의 결론은 ‘어쨌든 낳아라’로 수렴한다. 실형을 받아 마땅한 자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한 여성만이 아니다. 죽은 아기의 생물학적 아버지, 가족, 학교, 정책 결정자에 이르기까지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공범이다.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는 명실공히 필수의료로 꼽힌다. 정부는 안전한 분만을 표방하며 분만 인프라와 모성보호를 주창하고 분만 병원을 늘리기 위해 연간 백수십 억원을 쏟아붓지만, 분만을 하지 않을 선택지는 제공할 생각이 없다. 임신 이후 삶의 대책은 알아서들 하라는 태도다.

“임신한 여성이 자신의 임신을 유지 또는 종결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스스로 선택한 인생관·사회관을 바탕으로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한 결과를 반영하는 전인적(全人的) 결정이다.” 2019년 헌법재판소의 결정문이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여성은 전인적 결정과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삶을 살 수 있어야 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검은 금요일' 코스피 6%대 급락에 5050선 턱걸이 마감…코스닥도 5%대↓
  • 오로지 목적은 치이카와…‘토벌대’의 일본행 [해시태그]
  • 李대통령, 법무장관에 이용철·국세청장에 안덕수 지명…정무수석에 최인호
  • '장원영 샤워법', 어디까지 해봤니? [솔드아웃]
  • 수도권 전셋값 88주째 상승⋯경기도 전세 '10억' 시대
  • 명품백 메고 다이소 간다…일상이 된 초저가 소비 [5000원, 기준이 되다]
  • 뉴욕증시,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에 AI주 투매…반도체지수 장중 12%↓
  • 공정거래 첫 사건 송치했지만…중수청, 기업수사 체계 안착 ‘먼 길’
  • 오늘의 상승종목

  • 11.06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03,404,000
    • -4.21%
    • 이더리움
    • 3,039,000
    • -6.43%
    • 비트코인 캐시
    • 362,800
    • -6.33%
    • 리플
    • 1,627
    • -8.13%
    • 솔라나
    • 122,200
    • -5.93%
    • 에이다
    • 253
    • -5.24%
    • 트론
    • 433
    • +0.93%
    • 스텔라루멘
    • 210
    • -6.25%
    • 비트코인에스브이
    • 23,190
    • -1.32%
    • 체인링크
    • 14,710
    • -5.22%
    • 샌드박스
    • 59.54
    • -2.27%
* 24시간 변동률 기준

Web3 레이더

  • 주목 펀딩
    • 1 Kalshi $1B
    • 2 TRM Labs Series C $70M
    • 3 V12 Seed $10M
    • 4 Morpho $175M
  • 인기 프로젝트
    • 1 LayerAI Infra 인기지수 302
    • 2 Infinity Ground 인기지수 267
    • 3 MLX DePIN 인기지수 257
    • 4 Robinhood CeFi 인기지수 253
  • 토큰 언락 임박
    • HumidiFi 유통량 113% D-33
    • Allora 유통량 89% D-5
    • DAOBase 유통량 43% D-12
    • FLock 유통량 41% D-24
Source fr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