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내란전담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항소심 선고기일에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체포방해 혐의와 관련해 "피고인이 물리력을 동원해 법원이 발부한 영장 집행을 저지하려 한 것은 법치주의 원칙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다"면서 "1차 체포 영장 집행 당시 자신의 영향력 아래 있는 경호처 소속 공무원들에게 위법한 지시를 해 자신의 보호를 위한 사병과 같이 사용하려고 한 것 뿐만 아니라, 또 다른 국가 공무원들인 공수처 검사들과 물리적 충돌을 야기할 우려까지 초래하는 등 범행의 동기 및 그 결과에 있어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질타했다.
국무위원의 계엄 심의권 침해와 관련해서는 "헌법은 비상계엄 선포에 앞서 국무회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는데 국무위원들의 심의권을 침해한 것은 비상계엄 선포 절차의 하자를 은폐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자체로 헌법 위반이고 위법 정도도 크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과정에서 1심 재판부가 무죄로 봤던 일부 국무의원의 심의권 침해 혐의도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7인의 국무위원을 소집 통지에서 완전히 배제한 것 뿐만 아니라 산업통상부장관, 국토부장관의 경우 실질적으로 국무회의에 참석이 불가능한 시점에 소집 통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소집 통지에 관한 절차적 하자로 해당 국무위원들의 심의권을 침해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은 현직 대통령으로서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국민의 자유와 권리 증진을 위해 노력해야 할 막중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저지른 사건으로 사회적 혼란을 더욱 가중시키는 등 그 책무를 저버린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갈음했다.
다만 1심과 마찬가지로 외신을 상대로 허위 공문서를 유포한 혐의는 무죄로 봤다.
윤 전 대통령은 12.3계엄이 있은 후인 지난해 1월 3일 자신에 대한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대통령경호처 직원을 동원한 혐의로 같은 해 7월 조은석 특검팀으로부터 구속 기소됐다. 이는 현직 대통령 중 최초로 체포돼 구속된 사례다.
또 계엄 해제 이후 한덕수 전 국무총리,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서명한 문서를 근거로 계엄이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처럼 허위 선포문을 작성하고 이를 폐기해 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도 적용됐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의 비화폰 통화기록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 외신에 ‘헌정 질서 파괴 뜻이 없었다’는 취지로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한 혐의도 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혐의를 부인했지만 1심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는 지난 1월 주요 혐의를 대다수 인정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대통령의 막강한 영향력을 남용해 경호처 공무원들로 하여금 영장 집행을 막게 한 것은 일신의 안위와 사적 이익을 위해 경호처를 사실상 사병화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검팀은 지난 6일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0년 구형했다.
이날 선고는 내란전담재판부 출범 이후 처음 내려진 것이자, 윤 전 대통령이 12.3비상계엄으로 기소된 8개 재판의 항소심 중 첫 번째 판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