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 위에 달이 내려앉았다"…수원 화성행궁, 5월부터 밤 9시 반까지 문 연다

입력 2026-04-29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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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의 꿈이 빛이 되는 밤…3D홀로그램·나비드론·무예24기 야간공연 '최초' 선봬

▲화성행궁 좌익문 앞에 설치된 대형 달 조형물이 은은한 빛을 내며 관람객을 맞고 있다. 수원시는 5월 1일부터 11월 1일까지 매주 금·토·일요일 화성행궁 야간개장 '달빛화담(花談)'을 운영하며, 3D 홀로그램·나비 드론·무예24기 야간공연 등 몰입형 콘텐츠를 선보인다. (수원특례시)
▲화성행궁 좌익문 앞에 설치된 대형 달 조형물이 은은한 빛을 내며 관람객을 맞고 있다. 수원시는 5월 1일부터 11월 1일까지 매주 금·토·일요일 화성행궁 야간개장 '달빛화담(花談)'을 운영하며, 3D 홀로그램·나비 드론·무예24기 야간공연 등 몰입형 콘텐츠를 선보인다. (수원특례시)
낮에는 역사가 말을 걸고, 밤에는 빛이 이야기를 건넨다. 경복궁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행궁이 해가 진 뒤 전혀 다른 얼굴로 관람객을 맞는다. 좌익문 앞에 내려앉은 거대한 달 조형물이 고즈넉한 기와지붕 위를 비추면, 222년 전 이 길을 걸었을 정조의 발자취가 빛의 언어로 되살아난다.

수원시는 화성행궁 야간개장 '달빛화담(花談)'을 5월 1일부터 11월 1일까지 운영한다고 29일 밝혔다. 매주 금·토·일요일 저녁 9시 30분까지 화성행궁의 문이 열린다.

올해 '달빛화담'은 정조대왕의 효심과 애민정신을 공간별 스토리로 풀어낸 몰입형 콘텐츠로 한 단계 진화했다. 화성행궁 전체를 '환영의 빛', '몰입의 빛', '놀이마당', '사색의 공간' 등 네 개의 테마 공간으로 나눠, 관람객이 궁궐을 거니는 동선 자체가 하나의 서사가 되도록 설계한 것이 핵심이다.

3D 홀로그램이 정조의 행차를 재현하고, 레이저 연출이 어둠 속 전각의 윤곽을 그린다. 나비 드론이 야간 하늘을 수놓고, '달빛 윤무 사진관'에서는 달빛 아래 궁궐을 배경으로 한 특별한 순간을 남길 수 있다. 기술과 전통이 충돌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포개지는 풍경이다.

올해 가장 주목할 신규 프로그램은 무예24기 야간 특별공연이다. 5월부터 8월까지 유여택에서 펼쳐지는 이 공연은 화성행궁 야간 개장 역사상 최초다. 횃불 아래 펼쳐지는 역동적인 무예 시연은 낮 공연과는 전혀 다른 긴장감과 몰입감을 선사할 전망이다.

시작을 알리는 개막공연도 남다르다. 5월 2일 오후 7시, 화성행궁 낙남헌 앞마당에서 열리는 '화성만개(花聲滿開): 꽃의 소리, 만개하다'는 수원시립합창단, 국악인 남상일, 퓨전국악밴드 '프로젝트 락'이 참여해 전통의 깊이와 현대의 감성을 동시에 담아낸다. 제목 그대로, 꽃이 피어나듯 소리가 만개하는 무대다.

한복을 착용한 관람객과 만 6세 이하 미취학 아동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한복을 차려입고 달빛 아래 궁궐을 거니는 경험은 그 자체로 화성행궁만이 줄 수 있는 콘텐츠다.

수원시는 '달빛화담'을 시작으로 '밤이 즐거운 도시'의 야간관광 라인업을 본격 가동한다. 6월 13일 '수원화성 헤리티지 콘서트', 8월 14~16일 '2026 수원국가유산야행', 9월 19일~10월 6일 '수원화성 미디어아트', 10월 4~11일 '수원화성문화제' 야조까지 이어지는 릴레이 야간축제는 수원을 밤에 더 빛나는 관광도시로 각인시키기 위한 전략이다.

전국 행궁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규모와 격식을 갖춘 화성행궁. 낮에는 정조의 원대한 꿈을 읽고, 밤에는 그 꿈이 빛으로 피어나는 공간이 된다. 올봄, 수원의 밤이 222년 전 정조가 걸었던 그 길 위에서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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