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혁명의 숨은 승자 ‘K-엔진’…데이터센터 시장 ‘게임 체인저’ 부상

입력 2026-04-25 08:00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전력망 부족의 유일한 대안 부각…“엔진 사이클, 이제 시작”

(출처=유진투자증권)
(출처=유진투자증권)

조선업계의 심장인 ‘엔진’이 바다를 넘어 육상 데이터센터 시장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전 세계적인 전력 부족 현상이 심화하자, 선박용으로 쓰이던 중속엔진이 데이터센터의 비상 발전 및 상시 전력원으로 급부상하면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HD현대중공업이 최근 북미 에너지 인프라 기업인 에이페리온 에너지 그룹(Aperion Energy Group)과 체결한 6271억원 규모의 엔진 발전기 공급 계약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조선사가 데이터센터 시장에 직접 발전 설비를 공급하는 기념비적인 계약으로 평가된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20메가와트(MW)급 ‘힘센(HiMSEN)’ 엔진 기반 발전 설비를 공급하는 건으로, 총 규모는 684MW에 달한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계약은 HD현대중공업의 첫 데이터센터 발전 설비 공급 계약으로 향후 수주 확대 여지가 크다”며 “경제성보다 납기가 중시되는 데이터센터향 계약 특성상 기존 선박용 보기 엔진 대비 수익성이 더 높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유진투자증권 역시 AI 혁명 속도에 물리적인 전력 시스템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을 지적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IEA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2030년 950TWh로 두 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며 “전력망과 가스터빈 공급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천연가스를 활용한 가스 엔진 발전이 중요한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데이터센터 발전 시장은 주로 가스터빈이 점유해왔다. 하지만 AI 서버 확충 속도를 가스터빈 생산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납기가 늦어지자, 상대적으로 납기가 짧고 효율이 높은 선박용 4행정(4-Stroke) 중속엔진이 대안으로 선택받기 시작했다.

상상인증권에 따르면 핀란드의 엔진 제조사 바르질라(Wartsila)가 최근 미국 데이터센터향 엔진을 대거 수주한 데 이어 국내 기업들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이서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AI 성장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로 수혜를 입었던 발전용 가스터빈의 가격 상승 및 납기 지연이 대안으로 선박용 엔진 수요를 부각시키고 있다”며 “신규 수요 확대로 엔진 사이클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영증권은 엔진 시장의 구조 변화를 정밀 진단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선박에는 추진용 저속엔진과 발전용 중속엔진이 탑재되는데, 이번 데이터센터향 수요는 중속엔진 시장의 새로운 돌파구”라며 “HD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를 필두로 한화엔진, STX엔진 등 국내 엔진 기업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평가했다.

증권가는 이번 수주를 기점으로 엔진 기업들의 재무 구조와 수익성이 한 단계 점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선박용 엔진 대비 높은 마진율과 유지보수(After Service) 시장의 확장성 때문이다.

하나증권은 HD현대중공업의 목표주가를 74만원으로 유지하며 조선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았다. 함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이는 HD현대마린솔루션에 대해서도 목표주가 28만5000원을 제시했다. 엔진 발전기는 공급 이후 장기 유지보수 계약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마린솔루션의 이익 기여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상상인증권은 엔진 밸류체인 전반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유지했다. 특히 HD현대중공업(35%), STX엔진(49%), 한화엔진(40%) 등 최근의 주가 반등이 단순한 기대감을 넘어 실질적인 수주 확대로 증명되고 있다는 점에 무게를 뒀다. 상상인증권은 한화엔진에 대해 목표주가 6만7000원, STX엔진 13만원을 각각 유지하며 매수 의견을 냈다.

유진투자증권은 HD현대중공업과 STX엔진 등을 국내 수혜 업체로 제시했다. 양 연구원은 “HD현대중공업은 향후 엔진 부문 증설 시 육상 발전 엔진 수요에 대한 확신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SK하이닉스 직원의 '1억 기부'가 놀라운 이유 [이슈크래커]
  • 35세는 왜 청년미래적금에서 빠졌나
  • 'NCT 출신' 루카스, SM과 전속계약 만료⋯"앞으로의 도전 응원"
  • 쿠팡, 美 정치권 개입설 반박⋯“한국 압박 로비 아냐”
  • 교통·생활 ‘두 마리 토끼’⋯청약·가격 다 잡은 더블 단지
  • 트럼프 메시지 폭격에 참모진 분열⋯美ㆍ이란 협상 난항
  • 전자담배도 담배 됐다⋯한국도 '평생 금연 세대' 가능할까
  • 미래에셋그룹, 스페이스X로 ‘4대 금융’ 신한 시총 넘봐⋯합산 46조원
  • 오늘의 상승종목

  • 04.2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15,484,000
    • -0.08%
    • 이더리움
    • 3,445,000
    • +0.09%
    • 비트코인 캐시
    • 677,000
    • -1.24%
    • 리플
    • 2,125
    • -0.7%
    • 솔라나
    • 128,200
    • -0.08%
    • 에이다
    • 372
    • -0.53%
    • 트론
    • 484
    • +0.21%
    • 스텔라루멘
    • 255
    • -2.3%
    • 비트코인에스브이
    • 23,400
    • -1.22%
    • 체인링크
    • 13,930
    • +0.22%
    • 샌드박스
    • 118
    • +1.7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