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노동자 최저임금 시험대…기업 덮친 ‘勞風’ [내년 최저임금 논의 시작]

입력 2026-04-2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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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위원회 1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김지영 인구정책전문기자 @jye)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위원회 1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김지영 인구정책전문기자 @jye)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할 심의가 시작되면서 산업계에 ‘삼중 부담’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3조) 시행으로 원청 사용자 책임이 확대된 가운데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까지 최저임금 적용 범위를 넓히는 논의가 본격화되면서다. 여기에 ‘춘투’(春鬪) 시기까지 겹치며 기업들은 인건비 상승과 파업 리스크가 동시에 폭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1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7년도 최저임금 심의에 착수했다. 첫 회의부터 노사는 모두발언을 통해 강경 입장을 드러내며 향후 충돌을 예고했다.

이번 심의의 최대 쟁점은 배달기사·택배기사 등 특수고용·플랫폼 종사자를 포함한 도급제 노동자에 최저임금을 적용할지 여부다. 그동안 최저임금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한해 적용돼 왔지만 정부가 보호 대상을 ‘모든 일하는 사람’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편을 추진하면서 논쟁이 본격화됐다.

고용노동부가 추진 중인 ‘권리 밖 노동 보호 패키지 입법’은 이러한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일하는 사람의 권리에 관한 기본법(일터기본법)’ 제정과 함께 노무 제공 사실만 입증하면 근로자로 추정하는 ‘근로자 추정제’ 도입이 핵심이다. 사실상 특수고용 종사자의 노동자성을 넓히는 장치다.

이 같은 정책 기조는 최저임금 적용 범위 확대 논의로 직결됐다. 최저임금위는 지난해 고용노동부에 도급제 노동자의 대상·규모·수입·근로조건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요청했고, 올해 심의 요청서에 관련 검토가 포함됐다. 노동계는 이를 명분으로 도급제 노동자까지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노동 형태가 다양해진 지금 최저임금의 보호 범위도 그 현실에 맞게 확장돼야 한다”며 “올해는 이 논의가 차질 없이 심의돼 도급제 노동자들에게 희망의 문이 열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경영계는 적용 대상 확대 자체가 ‘임금 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조치라고 반발한다. 도급제는 건당·성과 중심의 보수 구조인 반면 최저임금은 시간급 기준이라는 점에서 제도 간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특히 노봉법 시행으로 원청의 사용자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최저임금까지 특수고용 영역으로 확장될 경우 기업 부담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업계에서는 다음 달부터 본격화될 춘투와 맞물려 파업 리스크까지 확대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기업들의 노동비용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최저임금 고율 인상, 도급제근로자 적용이 더해지면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올해 최저임금 심의는 우리 경제의 엄중한 현실을 고려해서 이뤄져야 한다”면서 “최저임금 인상은 결과적으로 물가 또 우리 경제, 일자리와도 밀접히 관계가 있기 때문에 파급 효과가 굉장히 크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와 같은 대내외 복합 위기 속에서는 불쏘시개 같은 아주 위험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최저임금위는 새 위원장으로 권순원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를 선출했다. 지난해 공익위원 간사였던 권 위원장은 사임한 이인재 전 위원장의 잔여 임기를 수행하게 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근로자위원들은 권 위원장 선출에 반발해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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