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대출 사고...배임죄 성립은 어디서 갈릴까 [수사와 재판]

입력 2026-04-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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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에서 사건·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예금자들은 금고에 돈을 맡기면서 금고가 돈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운용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횡령, 배임, 부실대출 등 금융기관으로서는 치명적인 사고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사고가 왜 되풀이되는지, 그 배경과 법적 쟁점을 허윤 변호사(법무법인 동인)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사진제공 = 새마을금고중앙회)
▲새마을금고중앙회. (사진제공 = 새마을금고중앙회)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새마을금고 금융 사고 통계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전국 새마을금고에서 발생한 금융 사고액은 약 714억8300만원이다. 특히 허위 대출, 과다 감정 등 대출과 관련된 사고 금액은 123억원에 달했다.

대출 사고에서 형사적으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업무상 배임죄다. 업무상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여 본인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하거나, 적어도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손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 성립한다.

새마을금고의 임직원은 고객 자금으로 조성된 금고 자산을 건전하고 적정하게 운용할 임무를 부담하므로, 관련 규정을 무시한 채 부실대출이나 편법 대출을 승인·실행했다면 업무상 배임 책임이 문제 될 수 있다.

그러나 유의해야 할 점은 대출 사고에서 규정 위반이 있었다고 해서 언제나 업무상 배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 수사와 재판에서 자주 다퉈지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특히 동일인 대출한도 위반이나 새마을금고법상 대출 규제 위반 사안에서는, 규정 위반과 배임죄 인정 사이의 간극이 상당히 넓다.

동일인 대출 한도 규제는 특정 차주 또는 실질적으로 동일한 이해관계인에게 대출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다. 금고 자산이 일부에게 편중되지 않도록 함으로써 자산 운용의 건전성을 확보하려는 취지다.

그러나 대법원은 금고 임직원이 대출한도를 초과하여 대출을 실행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보지는 않는다. 규정 위반 자체만으로 대출채권의 회수불능 위험이나 재산상 손해가 당연히 발생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결국 동일인 한도 위반 등이 업무상 배임으로 평가되기 위해서는 그 대출이 실질적으로 금고에 위험을 초래했는지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야 한다.

예를 들어 △대출 당시 채권 회수 가능성이 현저히 낮았는지 △담보가 실질적으로 부실했는지 △차주의 재무 상태와 상환능력을 사실상 도외시했는지 △내부 임직원이 이런 사정을 인식하고도 대출을 승인·실행했는지 등이 종합적으로 밝혀져야 한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의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뉴시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의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뉴시스)

수사기관도 단순히 규정 위반 여부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실제로는 그 대출이 어떤 경위로 이뤄졌고, 당시부터 부실 위험이 내재되어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

수사기관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부실 심사 여부다. 차주의 상환능력이나 재무 상태를 제대로 심사하지 않은 채 형식적인 서류만 갖추어 대출이 이루어진 것은 아닌지, 허위 사업자등록증이나 부풀려진 감정평가서가 제출되었는데도 이를 알면서 묵인한 것은 아닌지를 대표적으로 확인한다.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한 명의 분산, ‘쪼개기 대출’ 여부도 중요한 수사 포인트다. 외형상으로는 여러 명의 차주에게 각각 대출이 실행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동일인이 이를 지배·운영하는 구조라면 이는 단순한 형식상의 분산이 아니라 동일인 한도 규제를 우회하기 위한 장치로 평가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한도 위반 문제를 넘어, 애초부터 부실 또는 편법 구조를 알면서 대출을 실행한 것인지가 함께 문제가 돼 업무상 배임 혐의가 훨씬 강하게 제기된다.

특히 담보 가치 부풀리기, 사후 돌려막기까지 확인된다면 배임죄 성립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애초에 회수 가능성이 낮은 대출이었음에도 이를 정상 대출처럼 보이게 하려고 과다 감정을 하거나, 기존 부실을 가리기 위해 추가 대출이나 대환 형식으로 자금을 계속 투입하였다면, 이는 단순한 심사 소홀을 넘어 적극적으로 위험을 은폐하거나 손해를 확대한 행위로 평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임원과 직원 사이의 책임 공방도 뒤따르기 마련이다. 통상 임원은 "실무진의 보고를 신뢰해 결정했다"고 주장하고, 실무진은 "윗선의 지시에 따랐을 뿐 결정권은 없었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수사기관이 최종적으로 확인하려는 것은 누가 자금을 집행했는지가 아니다. 내부 결재 라인 속에서 누가 그 부실 위험을 인식하고 있었는지, 그 위험을 알고도 누가 승인하거나 묵인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위험이 어떻게 축소되거나 은폐되었는지가 핵심이다.

허윤 변호사(법무법인 동인)는 "새마을금고 대출 사고는 대부분 명의 쪼개기, 담보 부풀리기, 부실 대출 승인 등 여러 요소가 얽혀 있다"며 "결국 형사책임 유무는 당사자의 대출 관련 위험 인식과 승인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도움]

허윤 변호사는 법무법인 동인 수사대응팀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방위사업청 옴부즈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사, 서울특별시의회 입법법률고문, 언론중재위원회 자문변호사, 기획재정부 사무처 고문변호사 등으로 활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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