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묶자 기업으로… 은행권 중기 대출 석달새 6兆 불었다

입력 2026-04-1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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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기업대출 1분기 15조↑…가계대출 중심 구조 변화 조짐
전문가들 "첨단산업 쏠림 넘어야…성장성 선별·유인체계 손질"

금융당국이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해 자본규제를 손질하자 은행권 자금 흐름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가계에서 기업으로, 부동산에서 산업으로 돈길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가 수치로 확인된 것이다. 가계대출 중심의 여신 구조에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680조761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보다 6조3356억원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1분기 증가폭이 9632억원에 그쳤던 점을 고려하면 1년 새 증가세가 한층 가팔라진 셈이다.

특히 분기 말 증가 흐름이 두드러졌다. 통상 3월은 은행권이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기업대출을 조정하는 시기지만 올해는 예외였다. 2월 중소기업 대출이 전월보다 3조2398억원 늘어난 데 이어 3월에도 2조179억원 증가했다.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유도하는 정책 기조와 맞물려 은행권 자금 흐름의 무게중심이 가계에서 기업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기업 대출 역시 빠르게 불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대기업 대출 잔액은 179조119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8조7127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이 막히자 은행권이 일제히 기업금융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대출이 동시에 늘었다는 점은 단순한 일시적 쏠림이라기보다 은행권 영업 전략 자체가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주택담보대출과 가계여신 중심으로 수익을 내던 구조에서 벗어나 기업대출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가계대출 규제와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 아래 은행들의 기업 대출 유치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생산적 금융이 양적 확대에 그치지 않으려면 자금이 첨단전략산업에만 머무르지 않고 산업 전반으로 확산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종수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첨단전략산업에 포함되지 않는 일반산업이 생산적 금융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금융기관은 인공지능(AI)로 생산성을 높이는 제조업에도 자금 공급을 확대하는 등 생산적 금융의 효과가 산업 전체로 확산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의 선별 능력과 인센티브 구조도 함께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석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대출처를 가려내는 은행의 선별 역량이 중요하다"며 "정교한 선별에 비용이 드는 만큼 이를 자발적으로 수행하게 하는 인센티브 구조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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