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인상 이제 시작"⋯고가 주택 주인들 버티기 가능할까

입력 2026-04-17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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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 8.8조 시대⋯1인당 종부세 67만원 급증
고가 1주택자, "세금은 이제 시작" 실질적 자각 단계

▲2025년·2026년 주택 보유세 전망치 비교 (출처=국회예산정책처 추산. 이종욱 의원실 제공(Gemini로 이미지 생성. 이난희 기자 @nancho0907))
▲2025년·2026년 주택 보유세 전망치 비교 (출처=국회예산정책처 추산. 이종욱 의원실 제공(Gemini로 이미지 생성. 이난희 기자 @nancho0907))

올해 주택 보유세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 보유자들이 실제 주택 처분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보유세 인상은 이미 예고된 상황이었으나, 실제 고지서에 찍힐 세 부담 체감도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시장의 '버티기' 기조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예산정책처로부터 제출받은 '2026년 주택분 보유세수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예상 보유세수는 총 8조 780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추계액(7조 6132억원)보다 1조 1671억원(15.3%) 늘어난 수치다.

부동산 보유세는 크게 지방세인 재산세와 국세인 종합부동산세(종부세)로 구성된다. 재산세는 개별 물건별 공시가격에 공정시장가액비율(공정비율)을 곱해 산출하며 종부세는 인별로 보유한 주택 공시가격을 합산한 뒤 과세기준액을 초과하는 부분에 공정비율을 적용해 과세표준을 잡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주택분 재산세는 7조 2814억 원(13.4%↑), 종부세는 1조 4990억 원(25.9%↑)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주택 1채당 재산세는 평균 35만 8160원으로 전년 대비 4만 2267원 오르고 1인당 종부세는 329만 2119원으로 전년보다 67만 6211원 급증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서울의 보유세 전망치는 4조 5944억원으로 전체의 52.3%를 차지했다. 이 의원은 "공시가격 급등으로 올해 보유세가 1조원 이상 늘어나며 증세가 이미 시작된 상황"이라며 "올해 종부세 대상자가 17만명 늘어남에 따라 국회예산정책처 전망치 8.8조원보다 더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세수 증폭의 핵심 대상이 다주택자에서 '고가 1주택자'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시세 상승 외에 세율이나 공시가 현실화율 등 세금을 올릴 수 있는 다른 변수가 작동하지 않았음에도 평균 67만원이 올랐다는 것은 향후 세 부담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라며 "시장은 현재의 증액을 시작일 뿐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며 "다주택자들은 이미 과거 규제 국면에서 시뮬레이션을 거쳐 대응책을 마련한 경우가 많지만, 고가 1주택자들은 별다른 생각 없이 있다가 실제 계산서를 받아든 뒤에야 심리적 타격을 크게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산은 있으나 현금 흐름이 부족한 '캐시 푸어(Cash Poor)' 고령층의 이탈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우리나라 고령자 비중이 올해 말 22%까지 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늘어난 세금은 은퇴 세대에게 큰 부담"이라며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캐시 푸어족들이 주거 다운사이징이나 주택 수 줄이기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윤 위원은 강남권 '똘똘한 한 채'의 역설을 지적했다. 그는 "대치동 등의 50억원대 대형 평수를 가진 고령층은 재건축 분담금에 보유세까지 겹치며 집을 '돈 먹는 하마'처럼 느끼고 있다"며 "이들이 활발하게 매각을 검토하면서 고가 주택 시장에서 가격 조정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시가격 상승이 '매물 출회 압력'을 키우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공시가격 상승이 곧바로 집값 하향조정으로 바로 연결되기보다는 매물을 좀 더 내놓게 하는 효과가 예상된다"며 "7월 세제 개편안에서 보유세 실효세율을 높이는 등 향후 부동산 세 부담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다주택자와 비거주 고가주택, 주택임대사업 기간이 종료된 이들은 절세형 매도를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늘어난 보유 비용의 임대료 전가는 지역별로 차이를 보일 전망이다. 박 위원은 "시장은 공급 과잉 여부와 교섭력에 따라 맥락적으로 봐야 한다"며 "공급이 부족한 서울 아파트 시장은 집주인이 우위에 있어 세금 전가가 일어날 수 있지만, 공급이 넘치는 지방은 집주인이 세금을 온전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함 랩장도 "서울 도심이나 역세권처럼 대체재가 부족한 지역은 세금 인상분이 신규 계약 시 월세나 보증금 조정으로 임차인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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