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 인허가는 1~2월 반 토막
"민간 정비사업 활로 과감히 열어야"

이재명 대통령이 수개월째 다주택·투기 수요에 대한 강경 발언과 수요 억제책을 지속하며 주택시장은 다소 잠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공급 확대를 체감할 만한 정책이나 움직임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보니 공급 부족 우려는 그대로다. 특히 서울 주택시장의 인허가 실적이 반 토막 나는 등 공급 가뭄은 심화할 가능성이 큰 상태다.
1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부동산 시장의 진단과 처방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유튜버 A 씨는 "정부가 다주택자를 주요 원인으로 보고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실제 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요인은 공급과 수급 구조"라며 "정부의 진단과 처방이 어긋나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6·27 대출 규제'와 '10·15 대책' 등 대출을 조여 수요를 억누르는 강력한 억제책을 쓰고 있다. 올해는 다주택자의 수도권 아파트 담보대출 만기 연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추가 압박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은 다주택과 투기 수요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계속 드러내고 있다. 최근에는 부동산 정책 입안 과정에 이해관계자가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이해관계자 원천 배제'를 강조하며 "서류 복사하는 사람들도 다 빼라"고 지시했다. 다주택자 이해관계가 정책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하지만 수요 억제, 다주택·투기 억제로 주택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와는 다르게 최근 발표된 통계는 수요자의 공급 부족 우려를 키우는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주택통계'에 따르면 서울 주택시장의 인허가 실적은 급격한 우하향 곡선이다. 2월 서울 주택 인허가는 2591가구로 전년 동월(4844가구) 대비 46.5% 감소했다. 특히 1월과 2월 실적을 합친 누계치(3817가구)는 전년 동기(7627가구) 대비 정확히 절반(-50.0%) 수준에 그쳤다. 인허가는 3~5년 뒤 신축 공급을 결정하는 선행지표인 만큼 이번 수치는 향후 발생할 실질적인 공급 감소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주택자 규제에 따른 매물 출회 효과 역시 논란의 대상이다. 정부는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특정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 을 겨냥한 '핀셋 압박'을 통해 매물 유도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매매를 억제하면 임대시장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전셋값이 상승하는 구조적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실제 전세 시장은 여전히 수급 불균형이 심한 상황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물건은 1만5000건 수준으로 올해 들어 30% 이상 줄면서 전세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규제를 통한 매물 유도보다 '실질적인 공급 확대'가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美 IAU 교수)은 "공사비 상승과 규제 강화로 민간 사업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정부가 공공택지 내 민간 분양마저 사실상 중단해 공급 지표가 우하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아파트 공급은 인허가부터 입주까지 최소 5년이 걸리는데, 지금 공급에 신경 쓰지 않으면 그 여파는 다음 정부에서 공급 대란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서울 내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과감히 풀어 민간이 움직일 수 있는 활로를 열어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