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이란 전쟁 등 중동 사태 장기화로 흔들리는 민생 경기 회복을 위해 1조4000억원 규모의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했다. 고물가와 고유가로 인한 시민 가계 부담을 줄이고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을 밀착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14일 서울시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발표하고 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진행했다. 이번 추경 규모는 기존 예산인 51조4857억원 대비 2.8% 수준인 1조4570억원이다. 원안이 통과되면 올해 예산은 52조9427억원으로 늘어난다. 추경 재원은 지방채의 추가 발행 없이 2025 회계연도 결산 결과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순세계잉여금을 활용해 건전 재정 기조를 유지하며 마련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1529억원이 편성된 정부의 고유가 피해지원금 서울시 매칭 비용이다. 현재 시는 교부세 불교부 단체라는 이유로 국고보조율이 타 지자체(80%)보다 낮은 70%로 책정됐다. 이런 상황에도 시는 가계 부담 해소가 최우선이라는 판단 아래 1차(기초수급자 등 45만~55만원)와 2차(소득 하위 70% 대상 10만원) 지원금 지급을 위한 시비 분담액을 전액 마련했다.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27일부터 8월 31일까지 접수를 받아 기초수급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1차 지급과 소득 하위 70%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2차 지급으로 나뉘어 집행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자치구 재정 상황과 민생 현안 대응을 돕기 위해 예년보다 앞당겨 결산 정산분 조정교부금 3530억원을 선제 지원한다.

추경 예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고유가 대응 체질 개선' 분야에는 4976억원이 투입된다. 이달부터 6월까지 기후동행카드 30일권 이용자에게 월 3만원을 환급해 시민들이 사실상 반값 수준으로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게 돕는다. 교통 수요 증가에 발맞춰 지하철과 시내버스 운영 기관에 각각 1000억원씩 총 2000억원의 재정도 수혈한다. 해당 지원과 관련해 이동률 서울시 기획조정실장 직무대리는 이날 브리핑에서 "늘어난 대중교통 수요를 감당하는 것은 물론 시설 노후화가 심한 서울교통공사의 안전 투자 재원으로 상당 부분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해계층 밀착 지원에는 1202억원이 편성됐다. 소비 위축으로 고통받는 소상공인을 위해 보증료와 담보가 필요 없는 안심 금융지원을 신설하는 등 위기 대응 자금을 총 3조원으로 확대한다. 골목 상권 회복을 위해 서울사랑상품권의 발행 규모도 기존 15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2배 늘렸다.
중동 수출길이 막힌 중소기업에는 긴급 물류비 30억원을 바우처로 지원하고 수출 보험료를 선제적으로 투입해 흑자기업의 연쇄 도산 위기를 막을 방침이다. 이 밖에 청년 주거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월세 특별 배정에 30억원을 신규 투입한다. 기존 사업은 무주택 1인 가구만 혜택을 받았으나 이번 추경을 통해 전세사기 피해자, 한부모 가족 등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3000명에게도 새롭게 월세 비용을 지원하게 된다.
이 직무대리는 "현장에서 체감되지 않는 대책은 의미가 없다는 원칙에 따라, 의회 의결 즉시 예산을 신속히 집행해 시민의 삶을 지키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