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에이블리·지그재그, 구조 고도화로 흑자 체질로
W컨셉, 적자 전환...마케팅 부담 딛고 효율 경쟁으로

패션 플랫폼업계가 외형 성장 경쟁에서 벗어나 돈을 버는 ‘수익성’ 구축 단계에 본격 돌입했다. 과거 거래액 확대를 위해 적자를 감수하던 전략에서 벗어나 수수료, 서비스 매출, 카테고리 다각화 등으로 수익 모델을 강화하며 흑자 체질로 전환하는 흐름이다.
1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패션 플랫폼 기업이 ‘성장’에서 ‘수익성’ 중심으로 경영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투자 환경 위축과 마케팅 비용 증가로 ‘적자 감수 성장’ 전략이 한계에 직면하며 지속가능한 이익 구조 확보가 핵심 경쟁력이 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 플랫폼은 외형 성장만큼 수익성이 중요하다”며 “재무 건전성이 약한 플랫폼은 셀러 이탈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무신사는 대표적인 수익 구조 다각화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다. 무신사의 작년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8.1% 증가한 1조4679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6.7% 늘어난 1405억원으로 매출 증가율을 웃돌았다. 일정 수준의 고정비를 넘어선 이후 추가 비용 부담 없이 이익이 빠르게 확대되는 ‘고정비 레버리지’ 효과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질적ㆍ양적 성장을 모두 이뤄낸 배경은 사업 구조 다각화에 있다. 무신사는 기존의 큐레이션 역량을 바탕으로 자체 브랜드(PB) ‘무신사 스탠다드’를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키고, 카테고리별 편집숍을 통해 기존 역량까지 강화하고 있다. 이에 더해 오프라인 유통망 확장, 글로벌 시장 확대를 결합한 다층 수익 구조가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에이블리' 운영사 에이블리코퍼레이션(에이블리)과 '지그재그' 운영사 카카오스타일도 외형 성장과 함께 수익성이 개선되는 흐름이다.
에이블리는 서비스 매출 확대를 통해 영업손실을 크게 줄이며 수익 구조 개선을 이뤘다. 지난해 에이블리 매출은 3697억원으로 전년 대비 10.6% 성장했고, 영업손실은 4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72% 감소했다. 에이블리는 지속 가능성이 외형 성장만큼이나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본업 이익 창출력에 기반한 구조적 개선을 강조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개인화 추천을 통해 구매 전환율을 높이고, 수수료 중심 서비스 매출 비중을 확대하는 게 대표적이다. 이에 더해 에이블리도 패션‧뷰티‧푸드 등 카테고리 다각화와 남성(앱 4910)‧글로벌(일본 앱 아무드) 신사업 등에도 힘을 주고 있다. 향후 뷰티 PB, 오프라인 확장 등 추가 동력 확보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스타일도 충성 고객을 기반으로 한 효율적인 마케팅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흑자 구조를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스타일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0% 늘어난 2192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1% 증가한 58억원이다. 카카오스타일은 재구매로 이어지는 고객을 확보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카카오스타일 대표 서비스인 지그재그는 데이터와 AI 기반 초개인화 기술을 활용해 투자 대비 ‘락인 효과’를 키울 수 있는 부문에 적극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매력적인 브랜드 및 상품 셀렉션을 확보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더해 카카오스타일 역시 뷰티, 브랜드 패션 부문, 4050 패션 플랫폼 ‘포스티’ 등으로의 확장 등을 통해 카테고리를 다각화하고 있다.
W컨셉 역시 지난해 매출 1194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늘어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거래액도 6000억원을 처음 넘겼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 3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거래액 증가에도 성수동 팝업스토어 등 브랜드 인지도 제고 등을 위해 마케팅 비용을 늘리면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W컨셉은 1세대 디자이너 브랜드 플랫폼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기존 경쟁력에 더해 기술 기반 개인화 서비스를 강화한 경쟁 플랫폼이 생겨나면서 기술 기반의 효율 경영 경쟁에서 밀리는 모양새다. 이에 W컨셉도 이지은 대표 선임을 동력 삼아 기존 차별화된 패션 큐레이션과 멤버십 개편 등 마케팅 효율화 등에 보다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패션 플랫폼업계 다른 관계자는 “수익성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플랫폼 비즈니스의 특성상 성장을 완전히 배제하고 수익성만을 추구할 수 없다. 이용자 규모 확대와 거래 활성화가 결국 수익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성장의 질을 높이는 수익 구조의 고도화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