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바이오 공시 쉽게 바꾼다…성공 가능성·위험요인까지 담는다

입력 2026-04-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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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제약·바이오 공시를 투자자 눈높이에 맞게 손질한다. 기존처럼 임상 1상, 2상, 3상 등 진행 단계만 단순 나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파이프라인별 현재 단계와 성공 가능성, 주요 리스크, 향후 일정까지 함께 보여주는 방향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10일 ‘제약·바이오 공시 종합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날 발족식에는 금감원 공시심사국장과 공시심사1팀장 등 3명을 비롯해 이수정 연세대 K-NIBRT 교수, 이승환 서울대병원 임상시험센터 교수, 하정은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센터장, 전환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약바이오산업기획팀장, 서근희 삼성증권 팀장 등이 참석했다. 금감원은 약 3개월간 시장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상반기 중 공시 가이드를 마련할 계획이다.

금감원이 공시 개선에 나선 것은 제약·바이오 업종의 시장 영향력은 커졌지만, 투자자가 실제 접하는 공시는 여전히 어렵고 복잡하다는 판단에서다. 신약 개발, 임상시험, 기술이전 계약 등 핵심 정보가 전문용어 위주로 제시되는 데다 기업가치도 현재 실적보다 미래 연구개발 성과와 사업화 가능성에 크게 좌우됐다. 그 결과 일반 투자자가 이를 정확히 해석하기 쉽지 않았다.

핵심은 공시를 ‘나열형’에서 ‘설명형’으로 바꾸는 데 있다. 상장 이후 사업보고서 등에서는 각 파이프라인의 현재 개발 단계뿐 아니라 앞으로의 일정, 주요 위험요인, 기대 성과 등을 보다 체계적으로 제시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임상 단계만 단편적으로 적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는 투자자가 해당 신약 후보물질이 어디까지 왔고 무엇이 남았으며 어떤 위험이 있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기업공개(IPO) 단계 공시도 손본다. 증권신고서에 담기는 기업가치 산정의 주요 가정과 추정 근거를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전제가 바뀔 경우 미래 매출 등에 어떤 영향이 생길 수 있는지도 더 명확히 설명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언론보도와 공시 간 간극을 줄이는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일부 사례에서는 보도자료가 공시보다 더 긍정적인 표현을 쓰거나 기대감을 과도하게 부각해 투자자 혼선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등과 협의해 외부 공개 정보 간 정합성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이번 개선의 목표를 단순한 정보 추가가 아니라 ‘어려운 공시에서 이해 가능한 공시로’의 전환”이라며 “제약·바이오 공시를 투자자 친화적으로 다시 짜, 일반 투자자도 핵심 정보와 위험요인을 보다 쉽게 읽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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