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베팅 확산, 위기이자 기회로
비도박 콘텐츠 확대…체질 개선 가속화

미국 전역에서 도박 합법화가 확산 추세인 가운데 카지노의 도시로 유명한 라스베이거스가 새로운 성장 전략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11일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라스베이거스 방문객 수는 3850만 명으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범유행) 이전과 비교해 약 1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강달러 추세로 인한 아시아 지역 관광객 수 회복 지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캐나다와의 갈등이 지속되며 캐나다 관광객이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또한, 저가 항공편 축소, 리조트 수수료 인상 등 비용 인상으로 인한 부담이 커지며 중저가 관광객이 감소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원인이 라스베이거스로 향하는 관광객의 숫자를 줄인 것에 영향을 미친 것을 분명하지만, 미국 시장 내 도박 환경 변화 역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2018년 미 연방대법원이 스포츠 베팅을 금지한 것을 위헌이라고 판단한 이후 올해 말까지 40개 주가 스포츠 도박을 합법화할 전망이다. 이에 더해 온라인 카지노 사업까지 허용하는 주의 숫자가 늘어나며 기존보다 미국 내 도박이 일상화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라스베이거스의 기존 ‘독점적 지위’가 약화하며 위기를 맞고 있지만, 이와 함께 새로운 기회도 생기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짚었다. 스포츠 베팅에 참여하는 인구가 이전보다 급증하며 잠재적인 관광 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설문조사업체 입소스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전체 인구의 17%가 스포츠 베팅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2023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또한, 50세 미만 미국 남성의 절반이 온라인 스포츠 베팅 사이트의 계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라스베이거스 현지 카지노 업체들은 온라인 베팅 플랫폼을 활용해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MGM 리조트 인터내셔널’과 ‘시저스 엔터테인먼트’ 등은 자체 베팅 앱을 이용한 고객들이 플레이를 통해 얻은 보상 포인트를 리조트 숙박에 활용하게 하는 방식으로 라스베이거스에 방문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는 ‘스포츠 도시’로의 전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거의 라스베이거스는 도박과의 연관성 때문에 프로스포츠 리그가 기피하던 도시였다. 하지만 지금은 합법 스포츠 베팅 문화가 미 전역으로 확대되며 현재는 여러 주요 스포츠 이벤트의 개최지로 자리 잡고 있다.
미식축구팀과 아이스하키팀이 라스베이거스에 연고지를 두고 있으며, 2028년에는 메이저리그 구단의 새 구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포뮬러원(F1) 그랑프리도 2023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지금의 변화가 라스베이거스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카지노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스포츠와 공연, 대형 이벤트 등 여러 콘텐츠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비 도박 콘텐츠 강화가 라스베이거스의 수익 약화를 막고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