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첫 ‘분기 영업익 57조’ 기록
HBM4 확대·메모리 가격 상승 실적 견인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60조원에 육박하는 전인미답의 고지에 올라섰다. 지난해 4분기 국내 기업 최초로 단일 분기 영업이익 20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지 불과 3개월 만이다. 종전 기록을 3배가량 상회하는 압도적 실적을 바탕으로, 분기 영업이익 기준 글로벌 빅테크 ‘톱4’에 진입하며 한국 경제의 새 역사를 쓴 것이다.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이 본격화된 만큼, 삼성전자의 기록 경신 행진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7일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으로 매출 133조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68% 늘었고 영업이익은 무려 755% 급증했다. 기존 최대 기록이었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20조1000억 원, 매출 93조8000억 원 대비 각각 185%, 41.73%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43조6011억원을 한 분기 만에 넘어섰다. 최근 분기 영업이익 기준으로 애플 509억 달러, 엔비디아 443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 383억 달러에 이어 삼성전자는 약 380억 달러 수준으로 알파벳(359억 달러)을 앞섰다.
매일 약 6400억원을 벌어들인 사상 초유의 실적을 견인한 핵심 공신은 반도체(DS) 부문이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수요가 급증한 반면 공급은 타이트하게 유지되면서 제품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확대와 서버용 메모리 수요 증가도 실적 개선을 견인한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이 50조원을 크게 웃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이전 분기 16조4000억원 대비 3배 이상으로 급증한 수준이다. 반면 시스템LSI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은 수율 안정화 과정에서 약 1조원대의 적자를 이어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초호황이 최소 올해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동 전쟁과 미국의 고율 관세 등 대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AI 수요는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5세대 HBM인 HBM3E를 엔비디아와 구글, AMD 등에 공급해 왔으며 올해부터 6세대 HBM4도 엔비디아에 양산 공급하기 시작했다. HBM4는 엔비디아 차세대 AI 가속기 플랫폼 ‘베라 루빈’에 탑재될 예정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세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D램 가격은 전 분기 대비 약 90% 상승한 데 이어 2분기에도 약 60% 추가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연간 기준으로는 올해 D램 가격이 전년 대비 250%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증권가의 올해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 전망은 기존 200조원 안팎에서 300조원 이상으로 크게 높아졌다. 영업이익이 분기마다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올해 4분기에는 100조원대의 영업이익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30일 확정 실적 발표를 겸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부문별 성적표와 향후 사업 전략을 상세히 공유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