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서 막힌 공급량의 2% 미만
전략비축유 4억 배럴…전세계 4일분 불과
해협 봉쇄 지속 때 증산 사실상 불가능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달 전략비축유 방출에 나선 데 이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모임인 OPEC플러스(+)가 내달 증산에 합의하며 고유가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만으로는 공급 차질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 등 OPEC+ 소속 8개국 에너지장관이 화상회의에서 내달 20만6000배럴 증산에 합의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중동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원유 생산·수송에 차질이 빚어진 상황에서 이번 증산은 그저 상징적 조치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 세계 원유 소비량만 하루 약 1억 배럴이다. 이 가운데 호르무즈 봉쇄로 막힌 공급량은 1100만 배럴 수준이다. OPEC+가 밝힌 증산 규모는 막힌 공급량의 2%에 못 미친다.
IEA 회원국들이 시장에 풀기로 했던 전략비축유 역시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6일 IEA 주요 회원국은 중동 전쟁으로 인한 오일쇼크 완화를 위해 비축유 약 4억 배럴 방출을 결정했다. 이는 IEA 역사상 최대 규모였다. 그러나 전 세계 하루 소비량을 고려하면 약 4일분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BBC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은 OPEC+ 증산과 비축유 방출 모두 실효성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특히 OPEC+의 증산은 공급망이 정상 작동할 때에나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 이날 증산을 결정한 국가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자리하고 있어 생산을 늘려도 유조선이 해협을 통과하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여기에 더해 사우디와 UAE 등 중동 지역 에너지 인프라가 미사일과 드론 공격으로 훼손되면서 생산 정상화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은 일부 산유국의 경우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시설 복구와 가동률 회복까지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과 제재 여파로 증산 여력이 제한된 상황이다. 결국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JP모건체이스는 호르무즈 해협 차질이 장기화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