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장기화에 비료값 들썩…글로벌 식량시장 흔들리나

입력 2026-04-05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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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해협 봉쇄 여파에 질소비료·천연가스 급등…곡물 생산 차질 우려
중동 의존 높은 국내 비료도 긴장…정부 “7월 말까지 공급 문제 없어”

▲3월 6일 오후 전남 여수 남해화학 비료 보관창고에 농번기 공급을 앞둔 '그레뉼 요소비료'가 적재되어 있다. (사진제공=농협중앙회)
▲3월 6일 오후 전남 여수 남해화학 비료 보관창고에 농번기 공급을 앞둔 '그레뉼 요소비료'가 적재되어 있다. (사진제공=농협중앙회)

중동전쟁 장기화가 비료 시장을 흔들며 글로벌 식량시장 불안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 여파로 비료 생산과 운송 차질 우려가 커진 데다 천연가스와 해상운임까지 오르면서, 비료 가격 상승이 곡물 생산 감소와 식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5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호르무즈해협 봉쇄 장기화에 따른 비료 수급 차질 영향으로 올해 2분기 국제곡물 선물가격지수가 전 분기보다 6.4% 상승할 전망이다. 비료 공급 불안으로 재배 면적이 줄어들 수 있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바이오연료 수요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반영된 결과다.

실제 비료 가격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달 중동 지역 요소 수출가격은 톤당 670달러로 전달보다 38.1% 뛰었고,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2.3% 상승했다. 세계질소비료지수도 전달보다 35.2%, 전년 동월보다 168.6% 올랐다.

비료 원료인 천연가스 가격 급등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지난달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메가와트시당 53유로로 전달보다 62.4%,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6.4% 상승했다. 천연가스는 요소와 암모니아 등 질소계 비료 생산의 핵심 원재료여서 원가 상승이 비료값 인상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

곡물시장도 즉각 반응하고 있다. 지난달 콩 선물 가격은 톤당 430달러 수준으로 전달보다 4.2%,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5% 올랐다. 대두유 선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34.2%, 팜유는 11.7% 상승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바이오디젤 수요 확대 기대가 가격을 밀어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 식량가격지수도 전달보다 2.4% 상승했다.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이 계속 오르면 농가가 비료 사용량을 줄이거나 비료 투입이 적은 작물로 재배를 바꿀 가능성이 커지고, 이는 내년 식량 공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도 중동전쟁에 따른 비료 공급망 혼란이 식량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와 비료, 운송 비용이 동시에 뛰면 식량 생산과 공급, 가격 전반의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 역시 비료 가격 상승이 곡물 공급 감소를 불러 곡물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비료용 요소 수입 가운데 중동 의존도는 43.7%에 이르며, 이 중 38.4%는 호르무즈해협을 거쳐 들어온다. 대체 물량으로 거론되는 동남아산 요소 가격도 전쟁 이전보다 50% 넘게 오른 상황이다.

다만 정부는 단기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는 주요 요소 비료 업체들이 이달 말까지 공급 가능한 완제품을 보유하고 있고, 추가로 3개월 치를 생산할 수 있는 원자재도 확보하고 있어 7월 말까지 비료 공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비료 공급 안정화와 함께 적정 시비 확산 등 과다 사용 관행 개선도 병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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