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소설 역주행부터 체험형 극장까지…진화하는 스크린셀러

영화와 소설이 서로의 흥행을 끌어올리는 쌍방향 콘텐츠 소비가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SF 영화 '프로젝트 헤일 메리'의 흥행으로 원작 소설 판매량이 폭증한 데 이어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인기와 함께 고전 소설 '단종애사'가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는 등 책의 흥행이 영화로, 영화의 흥행이 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확산하고 있다.
25일 영화·출판업계에 따르면 '프로젝트 헤일 메리'는 올해 개봉작 중 북미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다. 북미 개봉 첫 주 약 8058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여기에 월드와이드 누적 1억4098만 달러(한화 약 2129억2775만원)의 흥행 수익을 기록했다.
예스24 집계 결과 앤디 위어의 원작 소설 역시 영화 개봉 이후 판매량이 전월 대비 1270.6% 급증하며 베스트셀러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영화 흥행이 곧바로 출판 시장으로 확산하는 대표적인 '스크린셀러' 사례다.
반대로 문학 작품이 영상 콘텐츠로 확장되며 다시 주목받는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는 박민규의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공개 직후 공감을 얻으며 인기를 끌었다. 이에 따라 2009년 출간된 원작 소설은 일주일 만에 서점가 종합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재진입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도 출판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원작 소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역사적 인물을 다룬 '단종애사'를 다시 대중의 관심 속으로 끌어올린 것. 영화와 직접적인 원작 관계가 없어도 콘텐츠 간 주제와 서사가 연결되면 소비가 확장되는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한 출판계 관계자는 "최근 콘텐츠 시장에서는 책의 흥행이 영화 제작으로 이어지고, 영화의 성공이 다시 책 판매를 견인하는 '쌍끌이 효과'가 두드러지고 있다"라며 "과거에는 영화가 원작을 일방적으로 소비하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양쪽이 서로를 재발견하게 하는 순환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흐름은 오프라인 경험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최근 CGV는 '프로젝트 헤일 메리' 개봉을 기념해 'CGV 북클럽 with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운영한다. 관객이 극장에서 원작 소설을 직접 읽으며 세계관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 프로그램이다. 영화관을 복합 문화 공간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책과 영화가 더는 별개의 시장이 아니라 서로의 성공을 증폭시키는 하나의 생태계로 작동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스크린이 책을 다시 베스트셀러로 만들고, 책이 다시 스크린으로 확장되는 흐름이 당분간 지속한다는 것.
영화계 한 관계자는 "영상 콘텐츠의 확산으로 이야기 자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하나의 지식재산권(IP)가 다양한 매체로 확장되는 '멀티유즈' 전략이 강화되고 있다"며 "특히 영화는 강력한 파급력을 통해 대중의 관심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이는 자연스럽게 원작이나 관련 서사로 확장된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