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중동상황 장기화 전제"…전쟁 추경·車5부제 등 대응 지시 [종합2보]

입력 2026-03-1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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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 확대를 언급하며 민생 충격 최소화를 위한 선제 대응을 주문했다. 조속한 전쟁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에너지 수급 안정 등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필요할 경우 자동차 5부제 등 수요 절감 조치도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0회 국무회의에서 "중동 상황이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상황 장기화를 전제로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염두에 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중동 상황으로 급등했던 기름값이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후 다소 안정되고 있다"면서도 "현재와 같은 양상이라면 잠시 진정됐던 석유 가격이 다시 불안정해지고, 민생 전반에 가해질 충격도 커지게 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UAE에서 추가 원유를 확보했던 것처럼 우리의 외교 역량과 자산을 총동원해서 안정적인 추가 대책 공급선 발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상황이 어려운 만큼 우리 국민 여러분의 이해와 동참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에너지 절약 대책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필요하면 자동차 5부제나 10부제 등 다각도의 수요 절감 대책을 조기에 수립해 달라”고 주문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범위와 시기 등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고자 차량 운행을 통제한 것은 1970년대 석유 파동 때 고급 승용차 운행 금지 조처를 실시한 사례가 있다. 이후 1990년 걸프 전쟁이 발발하면서 유가가 치솟자 1991년 약 두달간 10부제가 실시됐다. 전국적으로 민관을 가리지 않고 차량 부제 운행이 강제된 것은 1991년이 사실상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7년 외환위기 때 2부제 시행이 논의된 적은 있지만 전국 단위로는 실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2008년과 2011년 고유가 시기에는 5부제 등이 시행됐지만 공공부문에 한해 의무를 부여하고 민간에는 권고에 그쳤다. 2017년에는 미세먼지 대응 차원에서 공공부문에서만 2부제가 시행됐다. 이를 고려하면 민간까지 포함한 전면 도입 여부는 추가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또 "필요하다면 (석유제품) 수출 통제도 검토하고,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늘린다든지 비상대책도 강구해야 되겠다"라며 "중기적 대책으로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체계를 최대한 신속하게,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해 나가야 되겠다"고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취약계층과 수출 기업 지원 등을 위한 전쟁 추경을 신속하게 편성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상황이 계속 악화되면서 취약계층 우리 서민들의 삶이 더 팍팍해지고 있다"면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사상 최고 속도로 예산 심의를 하겠다고 말했는데 국회도 빨리 심사해 전쟁 예산, 전쟁 추경이 신속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해달라"고 했다.

이어 "추경을 한다면 지방에 더 대대적으로 할 수 있게, 10% 더하고, 이렇게 하지 말고 획기적으로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재 정부는 추경 편성을 위한 비상 체제 가동에 들어간 상황이다. 4월 중순 국회 통과를 목표로 관련 절차를 서두르고 있다. 재정경제부 세제실은 14일 세수 가추계 전망치를 산출해 기획예산처에 전달했으며, 이를 토대로 사업 규모와 전체 추경 규모를 구체화하고 있다.

다만 추경 편성을 둘러싸고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한 야당의 반발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한미 관세 협상 후속 입법 조치인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대미투자특별법)이 통과됐다. 대미투자 특별법은 자본금 2조원 규모의 '한미전략투자공사'를 설립하고, 정부가 전액 출자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조인트 팩트시트'를 이행하기 위한 후속 조치다.

이 외에도 아동수당 지급 연령을 현행 만 8세 미만에서 만 13세 미만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아동수당법 개정안과 어린이집 교사를 민원·진정으로 인한 인사상 불이익에서 보호하는 내용의 영유아보육법 시행령 개정안 등 법률공포안 4건, 대통령령안 36건, 일반 안건 2건을 심의·의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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