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 톡!] 판도라 상자는 이미 열렸다

입력 2026-03-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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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헌 에이플 노무법인 대표노무사

올해 3월 10일부터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와 제3조 개정안,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실시되었다. 그 시작은 어마어마했다. 법 시행과 함께 단 이틀 만에 하청기업 노동조합 453개가 원청기업 248개를 상대로 교섭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두 번째 폭풍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453개 조합의 동시 교섭요구도 놀랍지만 그 상대방 사용자 248개 중 단 6곳만이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해 교섭 절차에 착수한 것이다. 242개 사용자는 자신들의 미래를 노동위원회부터 법원까지 이르는 ‘법의 판단’에 맡기는 선택을 했다. 그 결과가 누구에게 유리할지, 어떤 형태로 날지, 아니 결론이 나기는 할지(대부분 노사관계 분쟁은 조정으로 마무리된다) 아무도 모른다.

앞길이 불확실한 건 하청노조 요구에 응하여 교섭절차를 시작한 6개 원청에서도 다르지 않다. 하청노조가 들고 오는 교섭의제가 과연 적법한 의제인지, 아니 그 하청노조들이 대표성 있는 노조인지조차 아직 불명확하다. 그걸 확실하게 모르는 건 하청 노동조합들도 마찬가지다.

법이 새로 시행되고 나서 일단은 원·하청 간 치열한 교섭 관련 공방이 예상된다. 하지만 이건 시작이다. 노란봉투법이 바꾼 세상은 단체교섭의 대상만이 아니다. 교섭이 시작되면, 과연 어디까지가 노사 간 단체교섭 대상인지도 힘싸움의 영역이 될 것이다. 노란봉투법으로 인해 노사 간 교섭을 해야 하는 의제(이른바 단체교섭 대상) 또한 매우 넓어졌기 때문이다. 1953년 최초 노동4법 제정 시부터 우리나라 단체교섭 대상이 외국 대비 매우 좁게(임금, 근로시간 등 근로조건에 한정) 형성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어찌 됐든 기존 법률이 70년간 유지된 상태에서 새로운 변동이 생기는 것은 초창기 많은 혼란을 초래할 거라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노동부가 발표한 여러 지침 역시 아직은 부족하다. 법리적으로 무리인 지점도 많다. 1차적으로 상황을 정리해야 할 지침도 노사 모두 납득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물론 길면 10여 년, 짧으면 수개월이 지나면 단체교섭의 상대방과 대상에 대해 조금씩 교통정리가 되겠지만, 그 사이 발생할 난국은 노사가 스0스로 풀어야 한다. 슬기로운 해결책을 각자 찾길 기원한다.

신동헌 에이플 노무법인 대표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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