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구글 갑질' 우려에 “우리 소관 밖”...책임만 떠안은 韓 기업 [지도 주권의 민낯]

입력 2026-03-05 05:00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국내 제휴사 보안 가공 통해 반출
법적처벌 등 '책임 외주화' 초래
사후관리 핵심 '한국지도 전담관'
실질 제재권 없어 행정창구 전락
"위수탁 관계서 과실 전가 우려"

정부가 구글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 과정에서 내세운 대책이 사실상 국내 기업을 글로벌 빅테크의 사법적 리스크를 대신 짊어질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정부는 구글 본사에 사법적 책임을 피할 ‘무지의 면죄부’를 쥐여주는 대신, 실무를 맡은 국내 기업을 ‘방패막이’로 전락시켰다는 것이다. 정부가 사후 관리 대책의 핵심으로 강조해온 ‘지도 전담관’ 제도 역시 실질적인 통제권이나, 구속력이 없는 단순 업무 수탁자 수준에 그친다는 사실 또한 확인됐다.

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이번 반출 승인의 핵심 조건인 ‘국내 제휴사를 통한 보안 가공’ 방식이 지닌 구조적 결함과 국내 기업에 전가될 사법적 리스크를 승인 전부터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구글 본사가 보안 시설 리스트를 직접 파악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안보 위협을 낮추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이는 실상 구글에는 법적 책임을 피할 ‘전략적 무지’를 제공하고 실질적인 처벌 리스크는 국내사로 몰아넣는 ‘책임의 외주화’를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측량 성과 국외 반출 협의체 관계자는 본지에 “보안 사고가 나면 구글이 책임을 져야죠”라면서도 “구글은 외국계 기업이다. 처벌은 제휴기업과 구글이 계약을 맺긴 하지만 구글이 조건 하에서 국내 기업을 통해 보안 처리를 하니까 국내 기업에게 위임을 줘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정부가 수행해야 할 안보 통제권을 민간 계약의 영역으로 떠넘겼음을 자인한 셈이다. 그러면서도 정작 계약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국내 기업 보호 대책에 대해서는 철저히 선을 그었다. 그는 “(구글이 제휴 기업에) 불이익을 주거나 갑질하는 등 대기업의 횡포가 사실은 우려될 수도 있다”면서도 “구글이 국내 기업과 제휴할 때 갑질하지 말라는 걸 조건으로 내세울 수는 없는 것 아니냐. 이건 우리 소관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정부가 사후 관리의 핵심이라 홍보했던 ‘한국 지도 전담관’과 ‘레드 버튼’ 시스템 또한 실질적 강제력이 결여된 선언적 장치에 불과했다. 긴급 상황 발생 시 전담관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즉각적으로 조치하라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엄격한 보안 조건이라는 정부의 홍보와 달리 결국 국내 상주 전담관은 실질적인 제재권 없이 구글 본사의 조치만 기다려야 하는 ‘행정 창구’에 불과하며 이는 긴급 상황 시 정부가 내세운 사후 통제 장치가 행정적 공백 상태에 놓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는 보안 사고 발생 시 지도 반출 승인 취소나 회수 등의 강력한 제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실질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외교적 마찰이나 이용자 불편 등을 고려할 때 승인 취소는 현실적으로 실행하기 어려운 ‘최후의 수단’에 가깝다. 특히 정부가 공언한 ‘데이터 회수’의 실효성은 내부에서도 이미 부정된 상태다. 지난달 27일 협의체 백브리핑에서 정부 관계자는 “전자적 파일의 물리적인 회수는 현재 디지털 사회에서 어렵다”며 “반출된 데이터 가지고 비즈니스 하는 걸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 회수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결국 사고 발생 직후의 피해 확산을 막을 실시간 통제권이 빠진 채 사후 처벌에만 기대는 구조는 안보 공백을 메우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이러한 사후 관리의 허점은 승인 전 단계에서부터 예견된 직무유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도 반출 승인을 위해 요건을 제시한 후 갖췄는지 볼 때 한국 공간정보 업체와 실제로 어떤 식의 관계를 맺고 있는지 봐야 한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계약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도 승인할 때 정부가 서류를 점검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특히 위수탁 관계에서 발생하는 책임 전가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구글이 해야 될 일 중 일부를 외부 업체에 위탁하는 셈이 되는 것인데, 계약상으로는 한국 정부와 (협의한) 주체는 구글이지만 (실제 실무에서) 구글과 국내 제휴업체는 위수탁 관계가 된다”며 “이런 위수탁 관계에서 생기는 과실에 대한 책임을 구글이 한국 기업에 전가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표이사
최수연
이사구성
이사 7명 / 사외이사 4명
최근공시
[2026.03.06] 감사보고서제출
[2026.03.06] 임원ㆍ주요주주특정증권등소유상황보고서

대표이사
정신아
이사구성
이사 8명 / 사외이사 5명
최근공시
[2026.02.27] 임원ㆍ주요주주특정증권등소유상황보고서
[2026.02.27] 임원ㆍ주요주주특정증권등소유상황보고서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중동發 리스크에 코스피 5.96%↓⋯서킷브레이커 속 개인이 4조원 방어
  • 중동 위기 고조에…'최고 가격제' 이번주 내 시행…유류세 인하폭 확대도 검토
  • 강북 모텔 연쇄살인 피의자 신상공개…20세 김소영 머그샷
  • 국제유가 100달러 시대, S(스태그플레이션)공포 현실화하나
  • "월급만으로는 노후 대비 불가능"…대안은? [데이터클립]
  • 알파고 이후 10년…이세돌, AI와 다시 마주했다
  • 운행은 현대차·보험은 삼성화재⋯레벨4 자율주행 실증 판 깐다
  • 중동 전쟁에 급락한 아시아 반도체주…저가 매수 기회 부각
  • 오늘의 상승종목

  • 03.09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9,769,000
    • +0.22%
    • 이더리움
    • 2,935,000
    • +1.56%
    • 비트코인 캐시
    • 663,000
    • -0.15%
    • 리플
    • 1,984
    • -1.29%
    • 솔라나
    • 123,100
    • +0.41%
    • 에이다
    • 376
    • +0.53%
    • 트론
    • 426
    • +0.71%
    • 스텔라루멘
    • 221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19,540
    • -3.32%
    • 체인링크
    • 12,900
    • +1.1%
    • 샌드박스
    • 118
    • +0.8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