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제 바꿔도 속셈은 그대로"…이상일, 총리실 사회대개혁위 부산 토론회 정면 해부

입력 2026-02-2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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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산단 타당성'→'송전망 구축' 글자만 교체… 반도체 흔들기 우회로 의혹 직격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총리실 사회대개혁위원회의 부산 토론회를 겨냥해 올린 페이스북 게시물.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페이스북 캡쳐본)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총리실 사회대개혁위원회의 부산 토론회를 겨냥해 올린 페이스북 게시물.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페이스북 캡쳐본)
겉은 바뀌었지만 속은 그대로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26일 총리실 사회대개혁위원회 주관으로 부산일보 강당에서 열리는 '광장시민과 함께하는 정책토론마당'을 향해 "눈 부릅뜨고 주시할 것"이라며 공개 경고를 날렸다.

보도자료도 없고, QR코드 참가 안내도 없이 위원 중심으로만 은밀히 모집되는 이번 토론회. 이 시장은 그 '쉬쉬함' 자체가 의도의 증거라고 지목했다.

발단은 10일 서울 토론회다. 총리실 시민사회비서관실은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타당성 검토'를 4개 토론 의제 중 하나로 공개했다.

정부가 이미 승인하고 법원이 적법성을 확인한 용인 이동·남사읍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을 '광장시민'이 다시 심판하겠다는 구도였다.

이 시장이 "이 무슨 해괴한 발상이냐"라고 직격하고 용인시민들의 항의가 '사회대개혁위원회에 바란다' 창구를 통해 쇄도하자 서울 토론회 의제에서는 빠졌다. 그러나 박석운 사회대개혁위원회 위원장은 그 자리에서 곧바로 "26일 부산 토론회에서 다루겠다"고 선언했다.

이 시장은 22일 공식 창구에 의제 제외를 요구하는 글을 올렸고, 24일에는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통해 총리실의 사전조치를 공개 촉구했다. 압박이 효과를 낸 듯, 사회대개혁위원회는 '용인반도체 국가산단 타당성 검토' 대신 '송전망 구축의 원칙과 기준'으로 의제를 교체했다. 그러나 이 시장은 이를 후퇴가 아닌 우회로로 읽는다.

핵심은 새 의제의 키워드 '송전망 구축'이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반대세력의 핵심 논리와 정확히 겹친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재검토와 초고압 송전탑 건설 반대 전국행동(전국행동)'은 호남·충청·경기 등 100여 개 단체가 결집한 연대체다.

이들이 내세우는 핵심 논리가 바로 '지산지소(地産地消)'— 전기는 생산한 곳에서 소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12월 16일 전국행동 소속 주민 1500여 명이 국회의사당 앞에 집결해 용인산단 재검토를 요구했고, 올해 1월 28일에는 세종시 기후에너지환경부 청사 앞 집회까지 이어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1월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쪽에서 생산된 전기를 수도권으로 대량 송전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이 시장은 "대통령이 전국 행동의 생각과 동향을 이미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결정적인 대목이 있다. 총리실에 사회대개혁위원회가 꾸려진 시점으로 지난해 12월이다. 전국행동 출범과 정확히 같은 달이다.

이 시장은 "부산 토론회에서 송전망을 주제로 논의하는 모양새를 갖추겠지만 주장과 논리의 귀결은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조성 반대 및 지방 이전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직격했다. "광장 시민들이 송전 문제를 토론하는 형식을 갖추겠지만, 그 논의의 종착지는 지산지소 강조, 용인 송전 반대"라는 것이다.

이 시장은 "의제 교체로 노골적인 시비를 막은 것은 반도체와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용인시민과 국민이 단호한 목소리를 내준 덕분"이라면서도 "사회대개혁위원회가 그동안 말도 되지 않는 수상한 일들을 꾸며왔기에 안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 관측이 틀리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부산 토론회를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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