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PwC "고착화된 통상리스크...산업구조∙기업전략 대전환 필요"

입력 2026-02-12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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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삼일Pw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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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미 협의를 통해 한국산 수출품에 대한 관세가 15%로 조정됐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미국 행정부의 정책 기조가 25% 재인상 가능성을 반복적으로 시사하며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을 고착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관세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국내 산업의 수출∙공급망 전략에 대한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조언이 제기됐다.

삼일PwC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1년간의 통상 정책 변화를 분석한 '트럼프 2기, 지난 1년의 변화와 향후 대응 방안'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2일 밝혔다.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단기 협상용 수단을 넘어 외교·안보 전략과 결합된 상시적 통상 정책 도구로 전환되고 있다"며 "단순한 관세율 변화 자체보다, 관세가 언제든 재검토나 재조정될 수 있는 정책 환경이 기업의 중장기 경영 판단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보고서는 자동차, 반도체, 철강·알루미늄, 제약∙바이오, 조선 등 한국의 5대 주력 산업을 중심으로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지난 1년간의 영향을 점검했다. 자동차 산업은 대미 수출 감소했지만 유럽연합(EU)·중동·아시아 수출 확대와 미국 현지 생산 증가로 전체 수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반도체 산업은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고부가 메모리 수요 증가와 후공정 현지화가 관세 리스크 완화에 기여했으나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확대 가능성 등 장비·소재 분야를 둘러싼 규제가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지적됐다.

철강·알루미늄 산업은 미국의 관세율이 25%에서 50%로 상향되면서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분야로 꼽혔다. 실제로 한국산 철강과 가전 제품의 대미 수출은 8~10% 수준 감소했으며, 이에 대응해 미국산 원자재 조달과 현지 생산·조립 검토 등 공급망 재편 움직임이 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바이오·제약 산업은 한때 100% 고율 관세 가능성이 거론되며 불확실성이 커졌으나, 국내 기업들이 미국 내 위탁개발·생산기관(CMO·CDMO) 설비 확충과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며 수출 흐름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은 한미 조선 협력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 정책이 본격화되며 액화천연가스(LNG)선·군수·상선 분야의 협력 기회 확대로 대표 수혜 산업으로 부상했다.

한편 올해 통상환경을 둘러싼 주요 리스크로는 △관세 재인상 가능성의 상시화 △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한 관세 부과 적법성 여부 △인공지능(AI)·반도체·전기차 등 전략 산업을 겨냥한 맞춤형 규제 등장 △공급망 재편에 따른 구조적 비용 △미국 중간선거를 전후한 정책 변동성 확대 등이 거론됐다. 특히 상호관세와 품목별 고율 관세 체계가 정치적 요인과 긴밀히 연동되면서 기업의 예측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는 점이 주요 위험 요소로 지목됐다.

이에 보고서는 한국 기업이 단순한 생산지 분산을 넘어 핵심 공정 중심의 선택적·전략적 현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관세와 환율 변동성이 구조화되는 가운데 가격·조달·포트폴리오를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는 시나리오 기반 의사결정 체계 구축이 필요하며, 중장기적으로는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기술 경쟁력 확보를 통해 통상 리스크를 구조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또한 최혜국대우(MFN) 기준이나 예외 조항 등 통상 이슈에서는 정부와의 협력 강화를 통해 협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류길주 삼일PwC 마켓 담당 대표는 "관세는 단순한 수출 비용 문제가 아니라 미국이 어떤 산업을 전략 산업으로 보고 어떤 산업을 견제하고자 하는지 보여주는 신호"라며 "한국 기업은 이제 비용 절감 중심의 단기 대응보다 중장기적 산업 전략을 재정렬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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