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기술 발전·노동자 생존권 보장 균형 잘 맞춰야” [거대한 수레의 역습]

입력 2026-02-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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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발전ㆍ인력ㆍ노사제도 병행 필요⋯노동자 생존권 보장ㆍ직무 훈련 필수
"사회적 합의, 로봇공존 성패 달려"⋯협력적 노사관계 구축, 日 ‘보완’ 관점 사례 참고

▲보스턴다이나믹스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 (사진=현대차)
▲보스턴다이나믹스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 (사진=현대차)

전문가들은 로봇·인공지능(AI) 도입의 연착륙을 위해 기술적 고도화와 더불어 인적자본 확충과 노사 제도 설계의 병행을 주문하고 있다. 로봇 공존 시대의 성패는 기술의 진보 속도가 아니라,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의 밀도에 달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노용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9일 한국노동연구원 ‘AI 도입과 노동과정의 재구조화’ 보고서에서 “AI 도입 기업 사례를 보면 작업자들이 불편해하는 공정, 산업 재해 위험이 큰 공정 등을 선정하면서 근로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며 “AI 도입 이후 근로자들의 직무 역할과 숙련 요건이 제고되고, 근로자들의 목소리가 보장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노조도) 이를 같이 활용할 전향적인 입장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와 작업자들의 상호 협력적인 상생 체계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특히 ‘협력적 노사관계’가 중요하다”며 “AI 개발 과정에 근로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방안, 근로자들의 고용안정을 보장하는 방안, 새로운 직무에 적응할 수 있게 해주는 적절한 직업훈련 제공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AI 시대의 산업 경쟁력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닌 ‘협력적 노사관계’라는 사회적 자본에서 결정된다는 분석 아래, 실효성 있는 고용 안전망 구축과 직무 재교육을 통한 인적 자본의 유연성 확보를 핵심 과제로 지목한 것이다.

경제단체와 기업 차원에서도 AI 도입은 ‘대체 목적’이 아닌 ‘보조 수단’으로 보고 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최근 열린 한국최고경영자포럼에서 “AI 대응 차이가 곧 경쟁력 격차”라며 “노사가 법과 원칙을 준수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문화가 산업 현장에 뿌리내려야 한다”고 했다. 현동진 현대자동차 로보틱스랩장도 같은 날 “로보틱스는 사람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사람의 질병을 유발하는 작업을 대신해 주는 것”이라며 “완전히 사람을 대체하는 것의 문제는 합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국내 환경에도 AI 로보틱스 전략이 해법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노동력 확보가 핵심적인 국가 과제로 부상한 가운데 AI 로보틱스가 생산인구부족을 완화하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핵심 솔루션으로 주목된다”며 “특히 제조, 물류, 의료, 돌봄 분야 등의 자동화·지능화 수요가 확대되면서 AI 로보틱스 활용 역량이 생산성 유지뿐만 아니라 신산업 창출과 경제성 제고 관점에서 필수 요소로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급속한 인구 감소, 산업 경쟁력 약화에 대응해 AI 로보틱스를 국가 혁신의 핵심 인프라로 인식하고 인력 대체가 아닌 ‘사회 기능 보완’의 관점에서 활용하고자 하는 일본의 방향성을 참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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