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사에 ‘파나마 운하 우회’ 지시하기도
파나마 최대 교역국은 美…“보복 효과 제한적”

중국 정부가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파나마 현지 투자 중단을 결정했다. 파나마 법원이 홍콩 기업이 소유해 온 운하 항만 운영권을 박탈한 것에 대한 대응 조치로 분석된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주요 국영 기업에 “파나마 신규 사업 협상 중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잠재적 투자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블룸버그는 “현재 중국 국영 기업들이 파나마에서 진행 중인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에는 제4 운하 교량과 크루즈 터미널, 지하철 노선 건설 등이 있다”며 “공식 지침이 내려온 것은 아니지만, 이 사업들 역시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보도했다.
이외에도 중국 정부는 자국 해운회사들에 추가 비용이 크게 발생하지 않는다면 화물 운송 경로를 파나마에서 다른 항만으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또한, 중국 세관 당국이 바나나, 커피를 비롯한 파나마산 제품에 대한 통관 검사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는 최근 파나마 대법원이 홍콩 기업 ‘CK허치슨’이 가지고 있던 항만 운영권을 박탈 조치한 것과 관련해 “이는 공정하지 않으며 미국 패권에 굴종하고 앞잡이가 된 행위”라며 “이번 결정과 관련해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중국 정부가 대법원 판결을 비판한 후 외교적으로 공식적인 조치를 취하지는 않은 것을 고려하면 이번 조치들이 중국이 말했던 큰 대가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중국의 이러한 보복 조치가 파나마에 큰 피해를 주진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파나마 농산물이 중국으로 수출되는 규모는 전체 물량 대비 크지 않고 파나마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자 투자자는 미국이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 정부의 요청대로 해운회사들이 파나마 운하를 우회할 경우 더 많은 운송비용과 시간 지연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파나마 대법원은 지난달 29일 홍콩 기업이 보유하고 있던 파나마 운하 운영권이 무효라고 판결했다.
파나마 대법원이나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판결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위협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 후 “파나마 운하가 중국 영향력 아래에 놓였다”며 “1999년 파나마에 넘겼던 운하 통제권 환수를 고려할 때”라고 말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