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P ‘ONE’터치] AI로 생성한 그림, 영화 소품으로 써도 될까

입력 2026-02-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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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희 ‘법무법인(유한) 원’ 미디어 & 엔터테인먼트팀 변호사

▲생성형AI 미드저니를 활용해 만든 가상의 판타지 영화 스틸컷. 멀티버스를 넘나들며 또 다른 자신과 마주하고 성장해나가는 30대 여성 주인공의 모습을 표현해달라고 요청했다. (미드저니)
▲생성형AI 미드저니를 활용해 만든 가상의 판타지 영화 스틸컷. 멀티버스를 넘나들며 또 다른 자신과 마주하고 성장해나가는 30대 여성 주인공의 모습을 표현해달라고 요청했다. (미드저니)

영화나 드라마 속 미술 소품은 짧게 스쳐 지나가더라도 작품의 완성도를 좌우한다. 최근에는 비용과 시간 문제로 AI 프로그램을 활용해 그림·포스터·삽화 형태의 소품을 제작하려는 시도도 빠르게 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제작 현장에서 이런 질문을 받게 된다. “인공지능(AI)으로 만든 그림을 영화 소품으로 써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까?”

AI가 만든 그림에는 저작권이 인정될까

현행 저작권법은 저작물을 인간의 창작적 표현물로 전제하고 있다. 따라서 생성형 AI가 인간의 개입 없이 자동으로 생성한 이미지라면, 원칙적으로는 저작권이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저작권자가 없으니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절반만 맞는 설명이다. 저작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해서 해당 이미지의 사용이 항상 법적으로 안전한 것은 아니다. AI 생성 이미지에는 저작권 외의 다른 법적 문제가 함께 따라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학습 데이터로 인해 발생하는 법률상 리스크

AI가 만들어낸 이미지는 기존의 방대한 이미지 데이터를 학습하여 나온 결과물이다. 따라서 그러한 이미지의 사용으로 해당 데이터에 포함된 타인의 저작권·초상권·상표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

만약 결과물이 특정 작가의 작품이나 화풍과 실질적으로 유사한 경우, 특히 작가의 스타일을 직접 지시해 생성한 경우, 기존 작품의 구도·색채·형태가 명확히 연상되는 경우, 원작을 아는 사람이 보면 특정 작품이 떠오르는 경우라면 해당 권리자가 저작권 침해 또는 부정경쟁행위를 주장할 우려가 있다. 또한 AI로 창작한 사진에 실존 인물이나 유명 브랜드와 유사한 이미지가 포함되었다면 초상권·퍼블리시티권 및 부정경쟁행위도 문제될 수 있다.

프로그램의 이용약관 확인 필요성

실무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부분은 AI 프로그램의 이용약관이다. AI 서비스마다 결과물의 상업적 이용 가능 여부, 권리 귀속, 책임 범위를 다르게 규정하고 있다.

대부분의 서비스는 상업적 이용을 허용하더라도, 제3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사용 가능하다는 조건을 두고 있다. 즉 약관상 이용이 가능하더라도 분쟁이 발생하면 책임은 전적으로 사용자나 제작사가 부담하는 구조의 면책조항이 있는 경우가 많다.

영화의 ‘소품’이라는 점이 면책 사유가 되지는 않는다

AI로 생성한 그림이 영화의 핵심 요소가 아니라 단순한 소품에 불과하다는 점을 근거로 문제없다고 판단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법적으로는 노출 시간이나 비중이 결정적인 기준은 아니다. 반복적으로 등장하거나, 특정 장면의 의미나 분위기를 형성하거나, 스틸컷, 포스터, 홍보물 등에 함께 사용된다면 단순한 배경 소품을 넘어 작품의 구성 요소로 평가될 수 있다. 이 경우 법적 책임을 피하기는 쉽지 않다.

보다 안전한 활용을 위한 실무적 고려사항

따라서 AI 생성 이미지를 영화 소품으로 활용하면서 타인의 권리 침해 리스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특정 작가나 기존 작품이 직접적으로 연상되지 않도록 하고, AI 서비스의 이용약관을 사전에 검토해야 하며, 특히 작품의 상징적 요소가 되는 소품의 경우에는 수정·개입을 거치고 필요하다면 최종 결과물을 별도의 창작물로 재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AI 생성 결과물이 우연히 기존 저작물과 동일하거나 유사하게 될 경우를 대비해, 의거성 또는 고의성이 없었음을 증명하기 위해서 해당 서비스 사용 기록(프롬프트·생성일시 등 일체)을 남겨두는 것이 좋다.

AI로 생성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분쟁의 가능성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생성된 이미지가 타인의 저작권 등 제3자의 권리를 침해하는지 여부는 이용자가 스스로 점검하고 책임져야 할 문제이며, 제작·이용 과정 전반에서 수시로 이루어져야 할 법률검토의 대상이 된다.

[도움]

‘법무법인(유한) 원’ 미디어·엔터테인먼트팀은 영화, 방송, 공연, 매니지먼트, 웹툰, 출판, 캐릭터 등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 걸쳐 자문과 소송을 수행해 왔다. 콘텐츠 산업에서 요구되는 전문성과 풍부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의 입장에서 최적의 법률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2023년과 2024년 ABLJ(Asia Business Law Journal)이 선정한 ‘한국 최고 로펌’에 2년 연속 이름을 올리며 엔터테인먼트 분야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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