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AI 중심 사업 전환 속도 내는 카드업계

카드업계의 본업인 신용판매 수익성이 사실상 ‘제로(0)’ 수준까지 떨어졌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비용 부담 확대 속에서 결제 사업의 수익성 한계가 뚜렷해지자, 카드사들은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비금융 신사업으로 생존 전략을 급선회하는 모습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삼성‧신한‧현대‧KB국민‧우리‧하나‧롯데)의 신용카드 일시불 결제 자산 공헌이익률은 0.04%로 집계됐다. 2024년 말 0.10%와 비교하면 9개월 만에 절반 이하로 낮아진 수치다. 한국기업평가는 보고서를 통해 다수 카드사의 신용카드 결제 자산 공헌이익률이 마이너스로 산출되고 있으며 자산 회전 구조상 손실이 누적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공헌이익률은 카드사가 가맹점 수수료 등 수익에서 부가서비스 제공 비용과 모집 비용 등 카드 관련 변동비를 차감한 지표다. 세부 항목을 보면 신용카드 부문의 총수익률은 1.69% 수준인 반면, 주요 비용을 합산한 카드 비용률은 1.66%에 달해 남는 재원이 극히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쉽게 말해 소비자가 신용카드로 100만 원을 결제했을 때 카드사가 확보하는 이익은 약 400원에 불과한 것이다.
연체율 상승에 따른 조달 비용과 대손 비용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카드업계의 수익성 압박은 한층 커지고 있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카드사들은 비용 부담이 큰 이른바 ‘알짜카드’를 중심으로 상품 구조를 조정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발급이 중단된 카드 상품은 총 525종이다. 이 가운데 신용카드는 421종에 달했다. 특히 연회비가 없거나 전월 실적 조건이 없는 카드를 중심으로 단종 사례가 늘고 있다. 그 빈자리를 연회비 5만 원대 이상의 ‘준프리미엄’ 상품이 대체하는 흐름이 감지된다.
카드사들은 단기적으로 비용 부담이 큰 상품을 축소하며 수익성 방어에 나서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수익을 보완할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방대한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비금융 사업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단순 결제 대행을 넘어 소비 데이터를 가공·분석해 기업에 솔루션을 제공하거나 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모색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흐름은 주요 카드사의 경영 전략에서도 구체화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올해 경영 기조로 디지털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사업 전환을 강조하며 결제 데이터를 활용한 비금융 솔루션 사업 확대에 나섰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역시 AI와 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고도화에 주력하며 고객 맞춤형 마케팅과 디지털 기반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신용판매 수익성이 낮아지면서 카드사들의 사업 구조 전환이 불가피해졌다”며 “데이터 활용 여부가 향후 실적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