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 초유 대통령 부부 동반 실형…후속 재판·수사도 줄대기 [종합]

입력 2026-01-2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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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1심 징역 1년8개월 선고… 尹과 부부 동반 실형
尹, 특수공무집행방해는 1심 결론…나머지 7건 대기
김건희도 매관매직·정당법 위반 혐의 추가 재판 대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사건의 선고 공판이 열린 28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선고 공판 텔레비전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김 여사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사건의 선고 공판이 열린 28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선고 공판 텔레비전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김 여사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통일교 관련 금품 수수, 여론조사 무상 제공 의혹 등으로 기소된 김건희 여사가 1심에서 징역 1년8개월을 선고받았다.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헌정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나란히 실형을 선고받는 상황이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8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김 여사에게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통일교 관련 금품 수수에 해당하는 알선수재 혐의 일부만 유죄로 인정하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여론조사 무상 제공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알선수재 혐의와 관련해 “피고인은 자신의 지위를 영리 추구의 수단으로 오용했다”며 “금품이 결부되지 않았더라도 위법성 검토가 가능한 청탁이 있었음에도, 이러한 청탁과 결부돼 공여된 고가의 사치품을 수수한 뒤 이를 사용해 자신을 치장하는 데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금품 수수를 먼저 요구한 바는 없고, 청탁을 배우자인 대통령에게 전달해 이를 실현하려 했다는 정황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뒤늦게나마 자신의 경솔한 행동을 자책하며 반성하고 있고, 별다른 범죄 전력이 없는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밝혔다.

▲16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 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공판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법원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번 선고는 내란 관련 사건 재판 중 처음으로 나오는 판결이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16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 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공판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법원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번 선고는 내란 관련 사건 재판 중 처음으로 나오는 판결이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앞서 윤 전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 국무회의 소집 통지를 받지 못한 국무위원 7명의 계엄 심의권을 침해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전직 대통령과 배우자가 각각 별도의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김 여사에 대한 1심 선고를 앞두고, 윤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을 심리 중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전날 공판준비기일에서 김 여사 사건을 언급하며 “선고가 나오면 저희도 내용을 확인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여사와 공모해 2021년 4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명태균 씨로부터 총 2억 7000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 58회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은 대가로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공천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날 우 부장판사가 김 여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면서, 윤 전 대통령이 같은 사실관계로 기소된 사건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판부는 “여론조사는 피고인 부부에게 전속적으로 제공된 것이 아니라 명태균이 운영하던 미래한국연구소의 영업 활동의 일환으로 여러 사람에게 배포된 것으로 보인다”며 “재산상 이익 취득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이 현재 재판을 받고 있거나 재판을 앞둔 사건은 모두 8건에 이른다. 가장 먼저 1심 판단이 나온 체포영장 집행 방해 혐의 사건에서는 징역 5년이 선고됐고, 특검과 윤 전 대통령 측 모두 항소했다. 다음으로 1심 선고가 예정된 사건은 12·3 비상계엄 사태의 ‘본류’로 꼽히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다음 달 19일 선고가 예정돼 있다.

이 밖에도 윤 전 대통령은 평양 무인기 관련 일반이적 혐의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범인도피 혐의, 채상병 사망사고 수사 외압 혐의, 대선 허위 사실 공표 혐의, 위증 혐의 등 총 7건의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거나 재판을 앞두고 있다.

김 여사 역시 공직을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는 ‘매관매직’ 혐의 사건과 정당법 위반 혐의 사건 등 추가 재판이 남아 있다. 특히 통일교가 특정 후보를 당 대표로 밀기 위해 교인들을 조직적으로 입당시켰다는 의혹과 관련한 정당법 위반 사건은 내달 초 공판준비기일이 예정돼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로 윤 전 대통령 부부 사건이 항소심과 다수의 재판을 병행하게 되면서, 사건별 법리 판단이 서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중기 특별검사팀도 이날 김 여사에게 징역 1년8개월이 선고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여사는 이날 선고 직후 변호인을 통해 “재판부의 엄중한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그 무게를 가볍게 여기지 않겠다”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송구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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