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벅스코리아는 5월 18일 텀블러 홍보 마케팅과 관련해 행사명을 ‘탱크 데이’로 정하고, 홍보물에 ‘책상에 탁!’ 등의 문구를 사용했다. 이에 대해 5·18 단체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스타벅스코리아가 5·18민주화운동과 박종철 열사를 조롱하고 폄훼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5·18기념재단 등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등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모욕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윗선의 형사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단순히 논란이 컸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다. 실제 행사를 기획한 직원들이 어떤 의도로 행사명을 정했는지, 그 의미를 알고 있었는지, 결재라인에는 어떤 방식으로 보고했는지 등이 확인돼야 한다.
기업의 마케팅은 통상 △행사명 △문구 △이미지 △게시일 △홍보 채널을 정하고 팀 내부 검토와 상급자 보고를 거쳐 공개된다. 이 과정에서 단순 실수였는지, 문제의식을 알고도 강행한 것인지, 상급자가 이를 인식했는지는 문서ㆍ메신저ㆍ이메일ㆍ회의 기록 등에 남는다.
그러나 공식 기획안이나 결재 문서에는 최종 표현만 남을 뿐 실제 의도나 내부 논의 과정이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반면 실무자들의 휴대전화나 메신저 대화에는 행사명 선정 경위, 문구를 둘러싼 내부 의견, 문제 제기 여부, 보고 및 승인 과정이 비교적 생생하게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 향후 수사가 진행될 경우 휴대전화 압수수색이 쟁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 번째는 범죄 혐의 소명이다. 피의자가 범죄를 저질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단순히 여론이 나쁘다거나, 표현이 부적절하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다. 문제 된 마케팅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 관여한 사람들이 해당 표현의 의미를 인식하고 있었는지에 관한 객관적 정황이 제시되어야 한다.
두 번째는 압수할 물건과 범죄 혐의 사이의 관련성이다. 휴대전화 안에 무엇인가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의심만으로는 영장이 발부되기 어렵다. 해당 휴대전화에 행사 기획 경위, 행사명 선정 과정, 내부 보고, 승인 과정, 고의성 판단에 필요한 대화가 남아 있을 개연성이 구체적으로 설명돼야 한다.

특히 이 사건에서는 공식 결재문서만으로는 실제 의도나 내부 논의 과정을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다. 행사명을 누가 제안했는지, ‘탱크 데이’라는 표현의 의미를 두고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와 5월 18일이라는 날짜의 결합에 대해 내부 문제 제기가 있었는지 등이 핵심이다.
이 사건에서 범죄 혐의는 어떻게 구성될 수 있을까? 범죄 혐의 자체는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 명예훼손, 모욕을 중심으로 검토될 수 있다. 다만 5·18 특별법 제8조는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허위의 사실’ 유포를 처벌하는 조항이므로, 이번 마케팅이 구체적인 역사적 사실을 부인하거나 왜곡한 것인지가 문제 된다. 명예훼손 역시 ‘사실의 적시’가 필요하므로, 단순히 부적절한 표현이나 조롱에 가까운 문구만으로 곧바로 성립한다고 보기는 쉽지 않다.
반면 모욕 혐의는 상대적으로 수사의 중심 쟁점이 될 수 있다. 모욕죄는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하지 않아도,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경멸적 표현이 있으면 성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피해자가 특정돼야 하고, 문제 된 표현이 5·18민주화운동 피해자, 유공자, 유족 또는 관련 단체를 향한 경멸적 표현으로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범죄 성립 여부를 가르는 핵심은 표현 자체만이 아니라, 이를 기획한 사람들이 그 의미를 알고 있었는지, 문제 제기를 인식했는지, 결재라인이 어디까지 알고 승인했는지에 있다.
물론 개인 휴대전화에는 사생활 정보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제출을 거부하는 것 자체가 곧바로 위법은 아니다. 다만 수사가 본격화하면 업무 관련 자료와 사생활 자료를 구분해 선별 제출하는 방법 등으로 대응할 수 있다.
허윤 변호사(법무법인 동인)는 "정용진 회장 등 윗선의 형사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실제 행사를 기획한 실무자들의 인식과 고의, 그리고 그 내용이 결재라인에 어떻게 전달되었는지가 확인되어야 한다"며 "이러한 정보는 휴대전화 등 디지털 매체에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도움]
허윤 변호사는 법무법인 동인 수사대응팀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방위사업청 옴부즈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사, 서울특별시의회 입법법률고문, 언론중재위원회 자문변호사, 기획재정부 사무처 고문변호사 등으로 활동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