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시장가액비율 20%p 높이면⋯서초동 '국평' 보유세 50% 껑충 [부동산 세금 카드 시동 ②]

입력 2026-01-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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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카드를 꺼낼 경우 서울 주요 아파트 보유자의 보유세 부담이 단숨에 수백만 원씩 뛰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비율을 현행 60%에서 80%로 올리면 반포·잠실 등 핵심 지역 1주택자의 보유세가 최대 700만 원 넘게 늘어나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 보유세 부담의 체감 폭이 예상보다 훨씬 커질 수 있어 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26일 본지가 부동산 세금 계산 서비스 셀리몬에 의뢰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이 80%일 때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를 보유한 1주택자의 보유세는 약 2210만 원(공시가격 기준)이다. 60%를 적용한 수치인 지난해 1478만 원과 비교하면 약 733만 원(49.56%) 늘어난다. 이는 올해 공시가격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지난해 상승률을 동일하게 적용해 산정한 값이다.

같은 조건에서 서초구 반포동 전용 84㎡ ‘래미안퍼스티지’를 계산해보면 보유세는 432만 원(39.7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82.61㎡)와 ‘헬리오시티’의 경우 보유세가 각각 328만 원(39.20%), 113만 원(28.75%) 오를 것으로 산출됐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보유세 부담이 169만 원(24.74%) 증가한다.

다주택자의 경우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에 따른 부담은 더욱 커진다. 예를 들어 ‘래미안퍼스티지’ 1채와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1채를 보유한 2주택자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 80%로 인상될 경우 현행보다 보유세를 839만 원 더 내야 한다.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과 마포구 염리동 ‘마포자이’ 2채를 보유한 경우에도 보유세 부담은 469만 원 더 늘어나게 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부동산 관련 세금을 부과할 때 과세표준을 산정하는 기준이 되는 비율이다. 주택이나 토지의 공시가격에 이 비율을 곱해 실제 세금 부과 기준 금액을 계산한다. 시행령 개정만으로 조정이 가능해 정부가 비교적 손쉽게 고가나 다주택자를 규제할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힌다. 문재인 정부 시기에는 이 비율이 80%에서 95%까지 단계적으로 상향됐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60%로 낮아졌다.

업계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이 같은 행보가 문재인 정부 시절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공시가격 현실화와 종부세 중과가 동시에 추진되면서 서울 고가 주택의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일부 고가 아파트의 경우 2019년 700만~900만 원 수준이던 보유세가 세율과 과표 조정에 따라 1200만~1500만 원대로 약 두 배 뛰기도 했다.

이처럼 이재명 대통령이 잇달아 부동산 세제 강화 기조를 분명히 하는 배경을 두고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승부수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 보유자들이 선거 전 매도에 나서면, 매물이 증가해 거래가 늘고 가격 상승세가 진정될 수 있다는 판단인 셈이다. 정부로서는 선거를 앞두고 ‘시장 안정화 성과’를 내세울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정부가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등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는 것은 세 부담을 통해 주택 보유 유인을 낮추고 거래를 촉진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며 “더 큰 틀에서는 부동산에 과도하게 쏠린 자산을 주식 등 다른 자산으로 분산시키려는 정책적 판단으로도 읽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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