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의원 입건 '0'·실무직원만 15명 수사…그 와중에 해외출장 강행 시도

입력 2026-01-2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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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일본·호주행 밀다 조례위반 제동…30대 공무원 숨져도 도의원 애도 '0', 부고글도 없었다

▲경기도의회 전경 (경기도의회)
▲경기도의회 전경 (경기도의회)
출장을 기획한 사람은 빠지고, 서류를 처리한 사람만 수사를 받았다. 그중 한 명이 세상을 떠났다. 경기도의회는 그 와중에도 해외로 나가려 했다.

경기도의회 국외출장비 부풀리기 의혹으로 공무원 15명이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의원들이 대만·일본·호주 출장을 추진하다 조례 위반 소지가 제기되자 뒤늦게 취소한 사실이 확인됐다. 입건된 도의원은 단 한 명도 없다.

23일 경기도청공무원노동조합과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도의회는 친선의원연맹 공무국외 출장으로 1월5~8일 대만 타이페이시, 1월19~22일 일본 가나가와현, 2월21~26일 호주 퀸즐랜드주 방문을 계획했다. 출장 준비 시기는 직원 10여명이 경찰 조사를 받던 지난해 11~12월이었다.

'경기도의회 의원 공무국외 출장에 관한 조례'는 지방선거가 있는 해에 특별한 사유 없이 국외 출장을 계획하면 의장이 제한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법률 자문 결과 "외국 정부 초청 등 시급성과 불가피성이 객관적으로 소명되는 경우"로 한정됐다. 행정안전부도 지난해 11월 임기 1년 이하 의원의 국외 출장은 불가피한 경우에만 허용하라고 전국 지방의회에 권고한 바 있다.

공무국외출장심사위원회가 제동을 걸어 출장은 모두 취소됐지만, 수사가 한창인 와중에 조례 위반 소지 출장을 밀어붙인 것 자체가 도마에 올랐다.

이 사건의 핵심은 책임의 불균형이다. 수사 대상 15명은 대부분 6~7급 실무진이다. 출장을 기획하고 결재한 간부와 도의원은 수사선 밖에 있다. 최근 이 사건 수사 과정에서 30대 공무원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8급 서무로 지출 서류 처리만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게시글은 이 구조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작성자에 따르면 A씨는 당시 출장 여비 지출만 담당했고 실제 기획·결정은 상급자 몫이었다. "고인은 위에서 시키는 대로 영수증 받아 행정 처리만 했다"는 것이다.

게시글은 예산 구조의 문제도 지목했다. 의원들이 좋은 숙소와 비즈니스석을 원하지만 예산은 늘 부족했다. 항공권 영수증을 비즈니스석으로 끊고 실제론 이코노미석에 앉아 차액을 현지 체류비로 돌리는 방식이 '관행'처럼 굳어졌다는 주장이다. 작성자는 "지자체 고질적 관행인 '항공권 영수증 뻥튀기'"라고 표현했다.

경기도청공무원노동조합은 성명에서 "공무원 국외여비 기준은 식비 1998년, 일비 2000년, 숙박비 2015년 이후 동결됐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기준으로 현장 공무원들이 구조적 불이익과 부당한 의심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국민권익위는 제도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고민 없이 결과만 놓고 공무원 개인을 범법자로 낙인찍는 조사를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기본소득당 노서영 대변인은 "윗선의 지시나 관행을 따랐을 가능성이 높은 말단 실무자에게만 수사와 법적 책임이 집중됐다"며 "꼬리 자르기이고 책임 전가"라고 규정했다.

도의회 내부 반응은 싸늘하다. 경기도청·도의회 익명 커뮤니티 와글와글에는 "의원들은 다 빠져나갔다" "의원들은 오늘도 산으로 들로 놀러 다니면서 공무원한테 목줄 채우고 질질 끌고 다닌다"는 글이 쏟아졌다.

한 공직자는 "고인 돌아가신 지 며칠 지났는데 부고 글 하나 안 올라온다. 도의원 중 애도 표명한 사람 단 한 명도 없다. 사무처는 기사 막기에만 급급하다"고 전했다.

의원들은 업무와 관련 없는 사안이라도 변호사 선임과 소송 비용을 지원받는 별도 조례가 있다. 반면 직원들에 대한 지원은 제한적이다. 의회는 변호사 소개조차 해주지 않았고, 비용 일부 지원이 전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의회 측은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 현재 단계에서 별도로 답변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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