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는 행정통합 논의에 부쳐

입력 2026-01-23 17:03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김두관 민주당 양산을 지역위원장 (사진제공=민주당 양산을 지역위원회)
▲김두관 민주당 양산을 지역위원장 (사진제공=민주당 양산을 지역위원회)

1990년대 들어 유럽은 '리스본프로젝트'라는 새로운 경제도약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자기들이 한 수 아래로 취급하던 미국이 유럽 전체의 GDP를 넘어서자 위기 의식을 느꼈고 이를 다시 되돌리고자 뭉치기 시작했다. 그게 지금 EU의 탄생 배경이 되었다.

한국판 리스본 프로젝트 역시 수도권 인구 50%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시작되었다. 심심치 않게 과거의 행정구역을 복원해서 통합하자는 논의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필자가 부울경 메가시티를 주창한 이유도 비슷했다. 그 사이 1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고 수도권 인구는 50%를 넘겨버렸다. 그럼에도 유럽은 EU라는 연합체를 탄생시켰지만 한국은 아직 지방정부연합의 의미를 가진 각 지역별 통합의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이재명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다시 이 통합에 불이 붙고 있다. 충남대전을 시작으로 전남광주가 통합의 물꼬를 터트렸다. 한 때 가장 잘 나갈 것처럼 보였다가 시들었던 경북과 대구의 통합도 다시 꿈틀거린다.

이 흐름에 기름을 부은 것은 파격적인 중앙정부의 지원책이다. 전남광주의 경우 4년간 20조원의 지원금을 약속했다. 장기적으로야 당연히 자주적 지방재정과 국세조정이 필요하지만 감나무 밑에 누워서 지역의 미래를 걱정할 순 없는 노릇이다.

그럼에도 부울경 통합을 약속했던 부산과 경남의 도백들의 약속은 오리무중이다. 오죽하면 '큰 것은 능력이 없어서 못하고 작은 것은 안해서 못한다'는 비아냥까지 들린다.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 돌이키니 부울경이 합의한 메가시티 약속을 일방적으로 깨버린 그 시간이 더욱 야속하다. 그 약속을 지금까지 작동시켰다면 우리나라 첫번째 통합은 충남대전이 아니라 부울경이었을 것이다. 부울경 메가시티는 86%의 압도적 주민이 찬성하던 거였다.

큰 것은 효율적이고 작은 것은 민주적이다. 크게 보면 민주성이, 작게 보면 효율성이 문제였다. 이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우리가 지금 이 효율화의 추세를 어떤 동력으로 추진하는가에 달려있다.

이재명 정부는 통합을 통한 효율화를 추구하면서 동시에 주민자치 실질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향해 가고 있다. 방향은 옳고 추구하는 가치도 민주당과 부합된다. 그러니 현장에서 이 두 가지를 얼마나 잘 융합하느냐가 관건이다.

반가운 소식은 울산 역시도 통합에 찬성하면서 현재의 분위기에 올라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제야 말로 부울경의 힘을 하나로 모을 조건이 마련되었다.

굳이 제안하나를 하자면, 통합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신중하고 속도감 있게 논의하면서 동시에 시민사회가 지역자치 실질화를 어떻게 만들것인지에 대한 방안을 강구했으면 싶다.

이를 위해서 부울경 모두가 시민사회의 등판을 요구하고 그에 필요한 적극적인 행정지원을 해 주기를 기대한다. 예산은 수치로 표현된 정책이다. 실질적인 지원이 아니면 하지 말라는 말이니 구체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처럼 주민자치회를 백안시하는 자세로 통합에 다가서면 덩치만 큰 속빈 강정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부울경 통합은 지역연합을 바탕으로 상생정책을 통해 대한민국 제2의 경제권을 만들어야 한다는 당위를 바탕으로 한다. 말은 쉽지만 과정은 복잡하고 이견은 난무할 것이다. 그러니 통합의 대원칙과 방향을 먼저 천명하고 그 대의에 참여하는 모든 세력이 함께 테이블 위에서 논의해야 한다.

그리고 그 중심 세력의 한 축에는 선진국형 숙의구조처럼 시민사회가 같이 가야 한다. 정치가 시민사회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면서 가지 않으면 이견은 확대되고 찬반은 혼란으로 갈것이다.

이제 제자리로 돌아왔다. 지금의 분위기가 뜨겁다고 부울경의 통합이 완성된 것도 아니고 메가시티를 무산시키고 통합을 하겠다더니 아무 일도 안하던 상황에서 '다시해보자'로 '후진'을 한 셈이다.

앞으로 가도 모자랄 판에 후진까지 하기로 했으니 이제 지나간 시간의 애석함을 잊고 지금 대세가 되어 있는 행정통합의 길을 모두의 지혜로 만들어 내야 한다. 지금의 이 흐름에서 뒤쳐지면 지역 소멸의 위기는 우리앞에 바로 다가올 것이다.

그것이 오늘 부울경 모두에게 요구되는 새로운 자세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얼굴 천재' 차은우 사라졌다⋯스타 마케팅의 불편한 진실 [솔드아웃]
  • 중학교 동급생 살해하려한 지적장애 소년…대법 “정신심리 다시 하라”
  • 5월 10일, 다주택자 '세금 폭탄' 터진다 [이슈크래커]
  • ‘가성비’ 수입산 소고기, 한우 가격 따라잡나 [물가 돋보기]
  • 삼성전자·현대차 목표가 상승…'깐부회동' 이후 샀다면? [인포그래픽]
  • 연말정산 가장 많이 틀리는 것⋯부양가족·월세·주택대출·의료비
  • '난방비 폭탄' 피하는 꿀팁…보일러 대표의 절약법
  • 이재용 장남 이지호 소위, 내달 해외 파견…다국적 연합훈련 참가
  • 오늘의 상승종목

  • 01.2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2,850,000
    • -0.15%
    • 이더리움
    • 4,360,000
    • -1.49%
    • 비트코인 캐시
    • 887,000
    • +0.34%
    • 리플
    • 2,830
    • -1.32%
    • 솔라나
    • 188,900
    • -1.67%
    • 에이다
    • 533
    • -1.11%
    • 트론
    • 450
    • +0.45%
    • 스텔라루멘
    • 313
    • -1.26%
    • 비트코인에스브이
    • 26,560
    • -0.38%
    • 체인링크
    • 18,150
    • -1.2%
    • 샌드박스
    • 242
    • +2.5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