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천피' 환호성 뒤로 울려 퍼진 고성… 증권노조 "거래 시간 연장 중단하라"

입력 2026-01-2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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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 증권업종본부는 2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증권 거래시간 연장 반대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서청석 기자)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 증권업종본부는 2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증권 거래시간 연장 반대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서청석 기자)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첫 5000선을 터치하며 장중 축제 분위기가 이어졌던 22일,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서는 이와 대조되는 날 선 비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증권업종 노동자들이 한국거래소가 추진 중인 ‘주식 거래 시간 연장’에 대해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증권업종본부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거래 시간 연장 계획의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했다. 노조 측은 거래소가 내세운 ‘글로벌 스탠다드’와 ‘투자자 편의 제고’는 허울 좋은 명분일 뿐, 속내에는 내년 출범 예정인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의 점유율 확대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날을 세웠다.

특히 미국 증시와의 단순 비교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재진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위원장은 "미국의 24시간 거래는 동부와 서부 간의 3~4시간 시차를 해결하기 위한 고육책에 가깝다"며 "단일 시간대인 대한민국에서 유동성조차 확인되지 않은 새벽 7시에 시장을 여는 것이 대체 어떤 의미에서 글로벌 스탠다드인가"라고 말했다.

노조는 과거 사례를 들어 거래 시간 연장의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마감 시간을 오후 3시에서 3시30분으로 30분 연장했으나, 실질적인 유동성 확대 효과는 미미했다는 주장이다.

오히려 한정된 유동성이 새벽 시간으로 분산될 경우 ‘호가 공백’을 초래하고, 이는 곧 작전 세력 등에 의한 시세 조정의 위험을 키우는 부작용만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가장 큰 우려는 현장 노동자들의 업무 부담 폭증이다. 거래소의 계획대로 오전 7시 개장과 오후 8시 마감이 현실화될 경우, 증권사 내 필수 인력들의 삶의 질이 급격히 저하된다는 지적이다.

IT 부서의 경우 서버 점검 등을 위해 새벽 5~6시에 출근해야하고, 본사 인력은 결제, 자금, 리스크 관리, 준법 감시 등 필수 인력이 오후 8시 마감 후 정산 업무를 마치면 심야 퇴근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노조는 이러한 급격한 노동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거래소가 노조와의 충분한 협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 23일로 예정됐던 증권사 대상 설명회가 돌연 취소되는 등 소통 부재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꼬집었다.

현재 한국거래소는 오는 6월 29일부터 거래 시간을 오전 7시~오후 8시로 확대하고, 내년 말까지는 24시간 거래 체계를 구축한다는 공격적인 로드맵을 발표한 상태다.

한편, 거래소의 이번 발표 직후 경쟁 관계인 넥스트레이드도 프리마켓 개장 시간을 앞당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넥스트레이드 측은 "현재로서는 거래 시간 연장 계획이 없다"며 일단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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