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오천피(코스피 5000) 시대는 반도체 대형주를 필두로 피지컬 인공지능(AI)과 방산, 조선, 원전이 밀어 올리면서 완성됐다. 단일 업종 랠리가 아닌 업종 확산형 강세장, 이른바 ‘브레드스(breadth) 장세’가 형성됐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는 30.61%, SK하이닉스는 18.43%(오전 9시30분 기준) 상승하며 연초 상승 랠리의 촉매가 됐다. 삼성전자는 11만9900원에서 15만6900원으로, SK하이닉스는 65만1000원에서 77만1000원으로 오르며 새 시대를 열었다.
도약 발판을 마련한 반도체 강세 이후 종목·업종별 순환매가 본격화하며 온기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했다. 반도체의 속도는 조절됐지만, 방향성은 유지되면서, 후발 주도주로 자금이 분산되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힘을 보탠 것이 피지컬 AI다. 로봇·자율주행·제조 자동화 기대가 재점화되며 현대차가 급등했고, 그룹주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올들어 현대차는 29만6500원에서 57만4000원으로 93.59%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가파르게 증가해 110조 원을 돌파하며 시총 3위로 올라섰다.
시장 내 존재감을 키웠고, 그룹 밸류체인 전반으로 수급이 확산되는 양상이 뚜렷해졌다. 현대모비스는 37만3000원에서 48만9500원으로 31.23% 올랐고, 현대글로비스는 18만600원에서 28만1500원으로 55.87% 뛰었다. 이같은 동반 상승은 국내 증시의 체급을 키우는 데 한몫 했다.
지정학·통상 불확실성 국면에서는 방산주가 재부각됐다. 방산 대표주로 꼽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94만1000원에서 128만4000원으로 36.45% 상승했고, LIG넥스원도 42만1000원에서 53만9000원으로 28.03% 올랐다. 위험회피 성격의 방산 모멘텀이 되살아나면서 업종 확산 흐름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과 원전 역시 ‘실적·수주 가시성’이 강한 영역으로 평가받으며 매수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조선업에서는 한화오션이 11만3600원에서 14만2400원으로 25.35% 상승했고, HD현대중공업은 50만9000원에서 62만8000원으로 23.38% 올랐다. 삼성중공업도 2만4100원에서 3만700원으로 27.39% 상승했다. 원전 밸류체인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7만5300원에서 9만3450원으로 24.10% 올랐고, 한국전력은 4만7200원에서 6만6650원으로 41.21% 상승했다. 현대건설도 7만100원에서 11만1400원으로 58.92% 급등했다.
업종은 다양했으나 대형주 쏠림 현상은 있었다. 향후 종목 확산 국면이 나타날 수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3개 종목이 차지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50개 기업의 거래대금 비중은 67.5%로 역대 최고치다. 분기점 돌파 이후 코스피 상승 탄력이 둔화하는 가운데 일부 쏠림이 과도했던 종목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종목으로 자금이 순환하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러한 상황은 기술적 과열 부담과 쏠림 현상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여타 종목으로 상승세가 확산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특히 지금처럼 시장 내 유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환경에서는 더 그럴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