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에 돈 붙는다⋯은행권, 생산적금융으로 확대 [K컬처 머니 확장]

입력 2026-01-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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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6-01-21 18:26)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5대 은행 지난해 IP담보대출 잔액 1조2400억⋯1년새 400억↑
콘텐츠 투자 선구자 기업은행, 올해도 500억 원 이상 투자 계획
李대통령 “문화선진국 아직 부족⋯K-컬처 핵심 성장 전략으로”

은행권이 문화콘텐츠 산업을 지식재산권(IP) 기반의 생산적 금융 대상으로 끌어들이며 자금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부동산 등 유형자산 위주의 전통 금융에서 벗어나 콘텐츠의 수익성과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미래 가치’로 평가하려는 시도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문화산업을 바라보는 금융권의 시선이 고위험 영역에서 새로운 성장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해 말 기준 IP담보대출 잔액은 1조2436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1조2030억 원보다 약 400억 원 증가한 수준이다. 증가 폭은 크지 않지만 그동안 제한적으로 취급되던 IP 금융이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IP담보대출은 기업이 보유한 특허권, 상표권, 디자인권, 저작권 등 무형자산의 가치를 평가해 이를 담보로 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과거 은행권 대출이 부동산 등 눈에 보이는 자산에 의존했다면 IP 대출은 기업의 기술력과 창의성, 즉 '미래 성장 가치'에 돈을 빌려주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IP 금융은 일반 담보대출과 성격이 다르다. 은행은 권리 관계의 안정성, 수익 구조, 글로벌 유통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IP 금융은 보증기관과 연계하거나 기술금융 평가, 프로젝트 단위 심사를 통해 이뤄져 왔다. IP 가치 산정이나 부실 가능성 등 평가 기준이 까다로운 만큼 은행권에서도 취급이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 K-콘텐츠의 흥행과 수익성이 반복적으로 입증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와 맞물리며 은행권의 시선은 문화콘텐츠 산업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K-콘텐츠는 더 이상 ‘고위험 업종’이 아니라 중장기 성장성이 있는 투자 자산으로 재분류되는 흐름이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히 금융권 내부 판단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커지고 유럽 정상의 K팝 관심 발언 등 글로벌 문화 교류 확대 신호가 이어지면서 K-콘텐츠의 해외 수요와 수익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콘텐츠 산업이 일회성 흥행을 넘어 지속 가능한 수익 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인식이 금융권 전반에 확산하는 배경이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화가 이끄는 매력적인 성장”을 국가의 핵심 성장 전략으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인을 웃고 울리는 K-컬처는 더 이상 문화적 현상에 머무르지 않는다”며 “문화에 대한 지원과 투자를 미래 먹거리를 키우고 국가 브랜드까지 높이는 핵심 전략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민간 금융권에서 먼저 형성된 자금 흐름을 정부가 정책적으로 격상시킨 셈이다.

시중은행들은 공공기관과 협업해 리스크를 분담하는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다. 은행이 단독으로 IP 가치를 평가해 대출을 집행하기보다는 보증기관의 보증이나 정책금융과 연계해 위험 부담을 낮추는 식이다.

KB국민은행은 한국콘텐츠진흥원, 신용보증기금(신보), 기술보증기금(기보)과 체결한 K-콘텐츠기업 금융지원 협약을 기반으로 올해 1000억 원 규모의 보증서 대출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콘텐츠진흥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보증서 발급 기업을 대상으로 이차 보전 방식의 금융 지원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신보·기보와 ‘문화콘텐츠 플러스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해 보증료 지원을 확대해왔다. 지난해 보증서 연계 대출 규모는 1600억 원 수준이다. 하나은행은 'K-콘텐츠 미디어 전략펀드' 출자 등 투자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제작과 유통 단계에 필요한 자금을 유연하게 제공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이달 ‘NH미래성장기업대출’이라는 전략상품을 출시해 인공지능·문화콘텐츠 등 미래성장산업을 영위하는 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본격화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K-콘텐츠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은 올해 문화콘텐츠 프로젝트에 500억 원 이상 투자하기로 했다. 기업은행은 2012년 은행권 최초로 문화콘텐츠 투자 전담 조직을 만들며 관련 금융을 선도해 왔다. 영화 ‘파묘’, ‘베테랑2’, ‘국제시장’, ‘신과 함께’ 등 흥행작 다수가 기업은행의 투자 대상이었다. 한국 최초로 올해 골든글로브 작품상 후보에 올랐던 박찬욱 감독의 ‘어쩔 수가 없다’도 기업은행의 투자가 있었다. 기업은행은 2024년 408억 원, 지난해 549억 원에 이어 올해도 투자 보폭을 넓혀갈 계획이다.

K-콘텐츠 금융이 중장기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문화산업 특성을 반영한 심사 체계 보완 필요성도 함께 제기된다. 전담 심사 인력 확충, 기술금융 평가 체계의 콘텐츠 분야 확장, 저작권의 현재 가치보다 향후 현금 흐름과 수익 지속성을 중시하는 평가 방식 도입이 과제로 꼽힌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IP 가치를 은행이 직접 평가하는 데는 아직 한계가 있다”며 “보증기관 등이 콘텐츠 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출을 확대하거나 신규 상품을 검토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 구조가 안착하면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 금융 모델도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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