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약품이 그간 축적해온 신약 연구개발(R&D)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고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북경한미약품을 축으로 한 해외 자회사 실적 개선과 더불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는 에페글레나타이드의 매출 기여가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21일 제약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수익 자회사인 북경한미의 실적이 본격적으로 반등하며 연결 실적의 구조적 성장 모멘텀이 강화됐다는 평가다.
DS투자증권은 한미약품의 지난해 4분기 연결 매출을 약 4124억 원, 영업이익을 688억 원으로 추정했다. 또 메리츠증권은 매출 4299억 원, 영업이익 681억 원, NH투자증권은 매출액 4215억 원, 영업이익 719억 원으로 예상했다. 시장 컨센서스(추정치) 매출액 4009억 원 및 영업이익 613억 원을 모두 큰 폭으로 상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북경한미도 중국 내 독감 및 호흡기 질환의 조기 유행으로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는 이러한 흐름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한미약품 연결 실적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북경한미는 과거에도 20% 중후반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해온 고수익 구조를 갖춘 만큼 실적 정상화 이후에는 한미약품의 중장기 성장 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평가다.
이달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부진했던 북경한미 실적이 본격적 성장궤도에 진입하면서 전체 실적을 이끌 전망”이라며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2026년 하반기 출시 예정으로 약가에 대한 결정은 아직 안됐지만 출시 임박한 시점에는 수익성을 최대로 고려한 약가 선정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올해 이후 성장의 핵심 변수로는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진입이 꼽힌다. 한미약품은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올해 하반기 국내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처방 건수가 빠르게 늘어나며 연간 1조 원 이상 규모로 성장한 상태다. 기존 글로벌 제품 중심으로 형성된 시장에 국산 신약이 가세하면서 경쟁 구도가 한층 다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DS투자증권은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출시 첫해인 내년 약 249억 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봤다. 초기 출시 비용과 마케팅 부담을 감안하더라도, 시장 성장 속도를 고려하면 비교적 빠른 안착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은 내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OPM) 16% 이상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하다. 미국 MSD(머크)에 기술이전한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지난해 말 2b상 임상을 마친 뒤, 올해 상반기 중 데이터 공개가 예상된다. 후속 임상 진입 여부가 결정될 경우 한미약품의 글로벌 신약 가치가 다시 한번 부각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최근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MSD 파이프라인 언급 부재로 시장의 기대감이 하락했다. 김준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에피노페그듀타이드에 대한 언급 부재를 시장은 임상 실패 리스크로 받아들였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JPM 2026 발표는 주로 임상 3상 단계 파이프라인에 집중됐고 에피노페그듀타이드 임상 2b상은 1월 초 완료 상태로 업데이트되어 발표에 포함되기에는 이른 시점이었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이외에도 올해 근육 증가 효과를 노린 HM17321(UCN-2) 1상 데이터, 삼중작용 비만·대사 신약 후보물질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의 글로벌 2b상 결과 등도 올해 하반기 이후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기업설명회를 통해 2030년까지 국내 1조9000억 원, 해외 1조 원 등 총 2조9000억 원의 매출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 자리에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한미약품은 R&D 영향력을 강화하며 근거 중심의 차별화 마케팅으로 주력 품목 시장 확대를 통한 안정적인 성장을 이뤄 나가고 있다”며 “R&D 중심의 장기 성장 전략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글로벌 제약 시장의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