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기업투자 증가 전망 우세…AI 등 전략산업 집중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제계는 올해 상반기 급격한 경기 하강에 대한 공포는 완화됐지만 저성장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무역·통상과 지정학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에너지 수급 불안과 노동시장 경색, 인플레이션 등이 기업활동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21일 OECD 경제산업자문위원회(BIAC)는 회원국 경제단체들의 2026년 상반기 전망을 담은 ‘2025 경제정책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BIAC에는 한국경제인협회를 포함해 38개국 경제단체가 참여하고 있으며, 이번 조사에는 OECD 회원국 국내총생산(GDP)의 93.5%를 차지하는 29개국 경제단체가 응답했다.
조사 결과 OECD 경제계의 59.6%는 올해 상반기 경제 상황을 ‘경기 침체 지속’으로 전망했다. 작년 하반기 조사에서 49.5%를 차지했던 ‘급격한 위축’ 응답은 0.6%로 크게 줄어 가파른 경기 침체 우려는 잦아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환경에 대해서는 ‘보통’이라는 응답이 57.3%로 가장 많아 전반적으로 신중한 인식이 유지됐다. 무역·통상 및 지정학적 충격이 단기 리스크를 넘어 중장기적 비용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결과다. BIAC는 “기업들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고비용 구조에 적응하며 대응력을 확보 중”이라고 평가했다.
기업 투자 전망은 극적으로 반등했다. 작년 하반기 조사에서는 ‘투자 감소’를 예상한 비중이 74.9%에 달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78.1%가 올해 상반기 ‘투자 증가’를 전망했다. 특히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94.2%가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답해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한 투자 확대가 예상된다.
다만 응답자의 51.6%는 물가상승 압력에 따라 비용 부담이 투자 회복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OECD는 올해 세계 경제의 주요 하방 위험으로 인플레이션 압력 재부상,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재정 여건 악화를 지목한 바 있다.
기업 활동의 주요 제약 요인으로는 ‘지정학 리스크’가 85%로 가장 높았고, ‘높은 에너지 가격과 공급 불안’(81.6%), ‘노동시장 경색과 미스매치’(78.5%), ‘무역·투자 장벽’(74.4%)이 뒤를 이었다. 에너지 수급과 노동시장 관련 응답은 직전 조사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인식을 반영해 경제 성장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에너지 접근성 확보’가 가장 높은 응답률(88.4%)을 보였다. ‘노동시장 참여 제고’ 역시 65%로 직전 조사 19%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BIAC는 “대외 통상·금융 여건 제약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글로벌 기업활동이 위축되면서 저성장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각국의 구조 개혁 노력과 함께 무역·투자 촉진을 위한 환경 조성과 글로벌 규제 조율을 위한 OECD의 적극적 역할 수행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봉만 한경협 국제본부장은 “글로벌 저성장 기조 속에서도 기업투자, 특히 혁신분야에서의 투자전망이 뚜렷하게 반등했다”며 “혁신 분야 투자 수요를 실제 성과로 연결하려면 과감한 규제 개선과 노동시장 수요에 맞는 인력 확충, 안정적 에너지원 확보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