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이자 할부 줄이고 대출 빗장⋯성장 대신 ‘내실 경영’

한국은행의 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카드업계의 긴축 경영도 장기화하는 모습이다. 시장금리가 좀처럼 내려오지 않으면서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올해 업황도 뚜렷하게 개선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전날 기준 AA+ 등급 3년 만기 여신전문채권(여전채) 금리는 연 3.446%로 집계됐다. 기준금리 변동이 없는 상황에서도 여전채 금리가 3%대에 머물며 카드사들의 조달 비용 부담은 여전한 상태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어 영업 자금의 70% 이상을 채권 발행에 의존한다. 시장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이자 비용 부담이 쉽게 해소되지 않는 구조다. 여기에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여전채 규모가 전년 대비 약 1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익성 압박은 더 커지고 있다.
비용 통제가 시급해진 카드사들은 수익성이 낮은 상품부터 정리에 나섰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에만 약 400종의 카드 상품이 단종됐다. 연간 기준으로는 단종 규모가 600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출시 후 단기간에 사라지는 카드도 늘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MG+ S 하나카드’는 최대 6% 수준의 높은 혜택률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발급 3개월 만에 중단됐다. 이처럼 고혜택 상품의 생존 기간이 점차 짧아지는 추세다.
소비자 혜택 축소도 이어지고 있다. 주요 카드사들은 온라인 쇼핑몰과 백화점 등에서 제공하던 최대 6개월 무이자 할부를 3개월로 줄이거나, 일부 회차에만 이자를 면제하는 ‘부분 무이자’ 방식으로 전환하며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대출 문턱도 높아졌다. 경기 둔화로 차주 상환 여력이 약화하자 카드사들은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대출 상품의 심사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외형 확대보다는 연체율 관리와 대손충당금 적립 등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두는 기조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카드사들의 보수적 경영 전략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이미 수익성이 훼손된 상황에서 조달 비용 부담까지 겹치며 실적 개선 여지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시장 조달 금리가 쉽게 내려오지 않아 경영 환경이 여전히 녹록지 않다”며 “외형 성장보다는 건전성 관리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