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세계 3대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꼽은 올해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지속가능금융이 신용도에 미칠 핵심 변수다. 친환경 전환이 더 이상 이상론이 아니라 ‘비용과 안보를 따지는 현실 전략’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기업과 정부의 대응력이 신용도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무디스는 우선 에너지 안보와 비용 부담이 저탄소 전환 전략을 실용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분석했다. 재생에너지와 원전, 천연가스가 병행되는 ‘혼합 전환’이 확산되면서, 각국은 탄소 감축보다 전력 안정성과 산업 경쟁력을 우선하는 기조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이 전력시장 구조를 바꾸며, 에너지 정책과 신용 리스크를 동시에 자극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후 변화에 따른 물리적 위험도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가뭄·홍수·태풍 등 극한기상이 잦아지면서 보험 공백이 커지고, 이에 따라 정부 재정 부담과 기업의 자본적 지출이 늘어나는 구조다. 무디스는 신흥국뿐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특정 지역의 ‘부보 불능’ 문제가 본격화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부보 불능이란 예금자보호법 적용 금융기관이 아닌 곳에서 예금 지급이 불가능해진 상황을 말한다.
자연자원 관리 역시 새로운 금융 이슈로 부상했다. 삼림 파괴, 물 부족, 해양 생태계 훼손이 공급망 리스크와 직결되면서 농업, 식음료, 데이터센터 산업 전반에 비용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 지속가능성은 더 이상 ESG 보고서에 머무는 문제가 아니라, 원가 구조와 신용등급에 직결되는 경영 변수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사회적 리스크와 AI 영향도 무디스가 주목한 대목이다. 기후 충격과 재정 압박 속에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AI 확산이 노동시장과 데이터 거버넌스 문제를 동시에 부각시키고 있다. 특히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주권을 둘러싼 규제 파편화는 기업들의 준법 비용을 끌어올리며 중장기 신용도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무디스는 “올해 이후 지속가능금융은 도덕적 선택이 아니라 신용도를 좌우하는 핵심 재무 변수로 작동할 것”이라며 “전환 전략의 현실성과 자금조달 구조가 기업과 국가의 격차를 더욱 벌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