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유도vs증여·버티기…정부와 시장의 '동상이몽' [다주택 중과세, 다시 시험대②]

입력 2026-01-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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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는 ‘팔게 만들어 매물을 늘린다’는 논리로 등장한다. 단기적으로는 틀리지 않는 말이다. 하지만 매물 확대는 잠깐에 그치고 거래 위축과 증여가 더욱 크게 나타난다. 가격 안정화 효과도 크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지금은 주택공급 부족이 해소되기 싶지 않은데다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쏠림이 심화해 서울 아파트를 팔 가능성이 크지 않다.

1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2017년 문재인 정부는 8·2대책을 통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을 발표했다.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10%포인트(p), 3주택 이상은 20%p 추가 과세한다는 내용이다.

시장에는 정책 시행 직전 매물이 쏟아졌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2018년 1~3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만6533건으로 전년 동기(1만6189건)와 비교해 약 2.3배 급증했다. 중과 시행 직전 ‘막차 거래’가 몰린 셈이다.

그러나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 후에는 거래 절벽이 나타났다. 양도소득세 중과가 이뤄진 2018년 4월 이후로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해 2분기 전체 거래 건수는 1만7062건으로 1분기보다 53% 감소했다. 거래가 줄자 매물이 귀해졌고 공급 부족 우려로 집값은 상승했다. 2018년 서울 아파트값 연간 상승률은 8.03%를 기록했다.

이 기간 주택 증여도 크게 늘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2017년 1월 서울 내 집합건물(아파트·다세대·연립·오피스텔) 증여 건수는 489건을 기록했지만 8·2대책이 나온 8월 874건을 기록하며 규모가 크게 늘었고 12월에는 1776건까지 증가했다. 증여 건수는 △2018년 1월 1133건 △2월 1080건 △3월 2452건 등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된 2018년 4월 전까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이 패턴은 2020~2021년에도 반복됐다. 2020년 7·10 대책에 따라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는 기본세율에 2주택자는 20%p, 3주택 이상은 30%p를 가산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배제하는 구조로 강화됐다. 3주택 이상 최고세율은 75%(지방소득세 포함 82.5%)까지 치솟았다. 강도 높은 중과에도 매물 출회는 일시적이었고 되레 증여가 늘었으며 집값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2020년 7월 서울 아파트 1만6002건 거래됐지만 대책 발표 이후로 같은 해 8월에는 6880건, 9월 4795건, 10월 4320건에 불과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를 보면 2020년 7월 서울 집합건물 증여 신청은 6458건을 기록해 직전 월(1536건)보다 4.2배나 튀어 오르며 연중 최대치로 집계됐다. 2021년 6월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된 그해 서울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8.02%로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도 있다. 국토연구원의 ‘부동산시장 정책에 대한 시장 참여자 정책 대응 행태 분석 및 평가방안 연구’에서는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율이 1% 상승하면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206% 높아지고 아파트 거래량 변동률은 6.879%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주택가격 상승기에 양도소득세를 강화하면 정부의 정책 목표인 주택공급 유도와는 정반대로 외려 공급을 잠그고 가격을 밀어올리는 역효과를 내게 된다는 것이다.

이미 서울의 주택 증여 건수는 증가하는 모습이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의 집합건물 증여 건수는 1054건으로 전월(717건)보다 47% 증가했다. 내년 5월 양도소득세 중과 부활을 예상하고 증여에 나선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양지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본지 자문위원)은 “지난해 이미 매도·증여가 상당 부분 진행돼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더라도 매물이 대거 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서울, 핵심지에 대한 똘똘한 한채 선호 현상을 고려하면 증여를 선택할 것“이라며 “특히 서울 강남 등 코어 지역 단지는 그런 경향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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