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15일 공단이 담배 제조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 항소가 기각된 데 대해 “법원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상고에 대해선 생각하고 있고, 여러 의료계와 법조계가 합쳐서 이유서를 잘 써서 법원을 설득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이날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된 항소심 선고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패소했다. 매우 실망스럽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사건은 공단이 30년 이상 20갑년 이상 흡연한 폐암·후두암 환자 3465명에 대해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지급한 급여비 약 533억 원을 담배회사들이 배상해야 한다며 2014년 제기한 소송이다. 공단은 2020년 1심 패소 후 흡연이 암 발병률을 높인다는 의학적 근거를 재판부에 제출하며 인과관계 입증에 주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공단의 보험급여 지출은 보험자의 의무 이행일 뿐 공단의 보호법익 침해로 보기 어렵고, 흡연자별 니코틴 흡수율과 흡연 습관 차이로 담배 제조 과정의 설계상·표시상 결함도 인정할 수 없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정 이사장은 “과학과 법의 괴리가 이렇게 큰 줄 몰랐다. 담배를 피우면 폐암에 걸린다. 100%는 아니지만, 누구나 아는 과학적 진실을 넘어 진리”라며 “담배회사는 수많은 이익을 얻고, 그 이익으로 큰 회사를 둘리며 떵떵거리고 사는데, 그 피해를 본 국민은 병실서 아파가고 죽어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담배에 대해 이런 식으로 계속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지 않으면 우리가 원하는 헌법에 나온 사회적 기본권이 다 없어지거나 무너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상고를 예고하며 “(담배) 중독성을 병원서 완벽히 진단받은 분도 있고, 조금 더 심층 면접을 하면 (흡연자들이 흡연의 유해성을) 몰랐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가 나올 수 있으리라 본다. 새로 한다는 각오로 전략을 다양하게 구사하면서 제대로 한번 싸워보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