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부패한 이너서클’ 정조준 속…백종일 JB금융 부회장, 9일 만에 돌연 사퇴

입력 2026-01-1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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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 규정 개정 3연임 이어 ‘2인자’ 9일 공백…승계 시스템 신뢰 흔들
금감원, 8대 은행지주 지배구조 특별점검 착수…“형식적 이행 정조준”
검사 부담에 선제 정리 관측도…금융권 “승계 준비 위축 우려” 병존

(사진제공=JB금융)
(사진제공=JB금융)

올해 초 JB금융지주 부회장에 선임된 백종일 전 전북은행장이 취임 9일 만에 돌연 사임했다. 연령 제한을 고쳐가며 성사된 김기홍 회장의 3연임에 이어, 2년 만에 부활한 ‘2인자’ 직책마저 단기간에 공백이 발생하면서 JB금융의 승계 시스템 전반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이날 금융감독원이 8대 은행지주를 대상으로 지배구조 특별점검에 착수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번 사임이 당국의 지배구조 점검 국면과 맞물린 사례라는 해석도 나온다.

1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백 전 부회장은 선임 아흐레 만인 9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가 맡았던 부회장직은 2년 만에 부활한 자리로, 김 회장을 보좌하며 대외 업무와 주요 현안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었다. 그룹 안팎에서는 차기 구도에서 백 전 부회장의 존재감이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취임 직후 사임이라는 이례적 상황이 벌어졌다.

페가수스PE 출신인 백 전 부회장은 2015년 JB금융에 합류한 뒤 전북은행 등 주요 계열사 대표를 두루 역임했다. 김 회장 체제에서 이른바 ‘페가수스 라인’ 인사들이 대부분 그룹을 떠난 이후에도 핵심 인물로 남아 지주 내 유력한 승계 카드로 평가돼 왔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사임을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점검 기조와 분리해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금감원은 이날 8대 은행지주를 대상으로 지배구조 특별점검에 착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점검 대상은 최고경영자(CEO) 선임·승계 절차와 이사회 독립성, 사외이사의 실제 활동 내역 등 지배구조 운영 전반이다. 특히 내규와 조직 등 ‘형식적 외관’이 아니라, 실제 의사결정 과정에서 지배구조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금감원은 일부 은행지주가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형식적으로만 이행하거나 운영 단계에서 편법적으로 우회해 왔다는 문제의식을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이사회와의 이른바 ‘참호 구축’으로 CEO 셀프 연임이 반복되고 사외이사와 각종 위원회가 주요 의사결정을 사후 추인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는 지적도 담겼다.

이런 국면에서 유력 차기 회장 후보가 신설된 ‘2인자’ 직책에 올랐다가 곧바로 사임한 사례는 승계 로드맵의 설계와 권한 배분 체계가 안정적으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감원의 금융지주 검사 기조가 한층 강경해진 상황에서 JB금융 내부에서는 백 전 부회장이 향후 검사 국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는 리스크 포인트로 인식됐던 것으로 안다”며 “결국 정식 2인자 역할을 맡기기보다, 검사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선제적인 정리가 이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JB금융을 둘러싼 승계 논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 회장은 2024년 말 임원 연령 제한 내규를 ‘선임 시점 기준’으로 개정한 뒤 3연임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이사회가 경영진 인사에 대해 실질적인 견제 역할을 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이날 금감원 역시 회장 연임을 앞두고 이사 재임 가능 연령 규정을 변경한 사례와 후보 접수 기간을 형식적으로만 보장한 사례 등을 구체적인 실제 지적 사례로 제시했다.

이 같은 사례들이 누적되면서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TF 논의에도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금감원은 이번 점검 결과를 토대로 은행지주별 개선 필요 사항을 정리해 향후 지배구조 선진화 TF 논의에 반영할 계획이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일부 금융지주의 사례가 전 금융권으로 일반화될 경우 내부 인사 육성과 장기적인 리더십 준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후보를 체계적으로 키우고 검증하는 과정 자체가 검사 리스크로 해석되기 시작하면, 승계 준비가 오히려 음성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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