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서울이 멈췄다"…버스 파업 부른 '통상임금' 전쟁 [이슈크래커]

입력 2026-01-1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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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버스노조가 13일 첫차부터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12일 서울 은평구 진관공영차고지에 시내버스들이 줄지어 세워져 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의 노동쟁의와 관련한 특별조정위원회 사후 조정회의를 연다. 노사는 지난해부터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이어왔으나, 최근까지 수차례 실무 협상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한 상태다. 조현호 기자 hyunho@
▲서울 버스노조가 13일 첫차부터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12일 서울 은평구 진관공영차고지에 시내버스들이 줄지어 세워져 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의 노동쟁의와 관련한 특별조정위원회 사후 조정회의를 연다. 노사는 지난해부터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이어왔으나, 최근까지 수차례 실무 협상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한 상태다. 조현호 기자 hyunho@
"협상 결렬. 파업 돌입합니다."

13일 새벽 1시 30분, 서울지방노동위원회 회의실에서 무거운 선언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불과 2시간 30분 뒤인 새벽 4시, 서울 시내버스의 시동은 꺼졌습니다. 2026년 1월 13일, 출근길 시민들의 발을 묶어버린 이번 파업. 표면적으로는 '돈' 문제 같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복잡한 '셈법'의 차이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단순한 임금 인상 요구일까요, 아니면 생존을 위한 투쟁일까요. 서울 시내버스가 멈춰 선 진짜 이유, 노사가 그토록 치열하게 맞붙은 '통상임금'의 딜레마를 분석했습니다.

◇ "상여금도 월급이다" vs "그 계산법은 안 돼"

▲서울시버스노동조합(서울버스노조)이 예고한 파업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12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특별조정위원회 사후 조정회의에서 정정화 서울시버스노조 중앙노사교섭위원장이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서울시버스노동조합(서울버스노조)이 예고한 파업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12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특별조정위원회 사후 조정회의에서 정정화 서울시버스노조 중앙노사교섭위원장이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번 파업의 뇌관은 단연 '통상임금'입니다. 노조 측은 법원의 판결을 근거로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쉽게 말해, 상여금도 고정적인 월급의 일부로 보고 이를 기준으로 수당 등을 다시 계산해 달라는 것입니다.

노조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기존 호봉제는 유지하되 임금을 3% 인상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면 기본급의 덩치가 커지기 때문에, 기존 임금 체계를 유지할 경우 자연스럽게 실질 임금이 오르는 효과가 발생합니다. 노조 입장에선 법적 권리를 찾고 정당한 대가를 받겠다는 논리입니다.

◇ "20% 인상 효과 감당 못 해"… 사측의 비명

▲서울시버스노동조합(서울버스노조)이 예고한 파업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12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특별조정위원회 사후 조정회의에서 김정환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서울시버스노동조합(서울버스노조)이 예고한 파업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12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특별조정위원회 사후 조정회의에서 김정환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반면 사측(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서울시의 계산기는 전혀 다른 숫자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사측은 "노조의 요구대로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넣고 기존 호봉제까지 유지하면, 실질 임금 인상률이 무려 20%에 육박한다"고 반박합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1500억원 이상의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이에 사측은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건 동의하지만, 대신 시급을 계산하는 기준 시간(분모)을 늘려야 한다"며 맞섰습니다. 계산 방식을 바꿔 비용 부담을 줄이겠다는 고육지책이었으나, 노조는 이를 "실질적인 임금 삭감 꼼수"라며 거부했습니다.

◇ 팽팽한 평행선… 시민들만 '발 동동'

(독자 제공)
(독자 제공)
결국 협상은 '돈을 더 달라(노조)'와 '계산법을 바꾸자(사측)'는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채 파업이라는 파국을 맞았습니다. 노조의 정년 연장(65세) 요구 등 다른 쟁점들도 합의점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현재 서울시는 지하철 증편과 무료 셔틀버스 투입 등 비상 수송 대책을 가동 중입니다. 하지만 무기한 파업이 예고된 만큼 시민들의 불편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과연 노사는 멈춰 선 버스를 다시 움직일 '솔로몬의 지혜'를 찾아낼 수 있을까요. 아니면 시민들의 인내심이 먼저 바닥날까요. 시계는 멈췄지만, 갈등의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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