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 미혼’은 못 잡는다⋯잇따르는 강남 분양 부정청약 ‘경고등’

입력 2026-01-1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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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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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 전입은 적발되지만 ‘위장 미혼’은 걸러지지 않는 사각지대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정청약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강남권 분양가 상한제 단지들이 잇따라 분양을 앞두고 있어 이런 유형의 부정청약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12일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에 따르면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는 장남을 미혼 상태로 동일 가구에 포함해 부양가족 수를 늘린 뒤 강남 고가 아파트 청약에 당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단지는 5인 가구 만점인 74점을 받아야 당첨이 가능한 구조다. 15년 이상 무주택 기간을 유지하고 청약저축 가입 기간도 15년을 채워야 얻을 수 있는 점수다.

문제는 청약 당첨자인 이 후보자 남편이 2024년 7월 29일 청약 이전인 2023년 12월 이미 혼인한 장남을 동일 가구로 묶어 청약 가점을 높였다는 점이다. 장남이 혼인신고와 전입신고를 미뤄 사실상 ‘위장 미혼’ 상태로 부양가족에 포함됐다는 의혹이다. 해당 아파트 분양가는 약 36억8000만 원이다. 현재 시세는 70억 원대로 분양 당시 ‘로또 청약’으로 불렸다. 국토교통부는 당시 대대적인 단속을 통해 해당 단지에서만 41건의 부정 청약 의혹을 적발한 바 있다.

이 후보자가 정부의 감시를 피해 간 배경으로는 부정 청약 조사가 전수조사가 아닌 표적·선별 점검 방식으로 이뤄졌다는 점이 지목된다. 특히 의혹이 부모가 아닌 자녀의 ‘위장 미혼’과 연관돼 있다는 점이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위장 미혼은 적발 사례가 극히 드물어 당시 국토교통부 점검도 부모의 위장 전입 의심 사례에 집중됐다.

실제 정부 단속에서 가장 많이 적발되는 유형은 위장 전입이다. 지난해 상반기 적발된 부정 청약 252건 가운데 245건이 위장 전입이었다. 2024년 상반기에도 적발된 127건 중 107건이 위장 전입 사례였다. 청약 가점을 높이기 위해 부모를 위장 전입시키는 방식이 가장 흔한 수법으로 꼽힌다.

국토부도 이를 막기 위해 건강보험 요양급여 내역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관련 점검을 강화해 왔다. 반면 이 후보자 부부가 받는 위장 미혼 의혹은 구조적으로 적발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녀의 법적 신분이 미혼이면 형식 요건을 충족하기 때문이다. 자녀의 위장 전입 여부를 확인하려면 카드 사용 내역이나 택배 배송 이력 등 추가 자료가 필요하다. 이는 강제 수사권이 있어야 확인 가능한 영역이다. 이 때문에 국토부의 행정 점검만으로는 발견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로 강남권 고가 분양 단지를 중심으로 부정 청약 논란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연내 강남·한강변 일대 이른바 ‘한강벨트’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이 잇따라 분양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 강남구·서초구·송파구·용산구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인근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되며 수억 원대 시세 차익이 기대된다. 동작구 흑석동 디에이치 켄트로나인(흑석9구역),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 서초구 오티에르반포(신반포 21차), 아크로드 서초(서초 신동아아파트) 등이 연내 분양을 준비 중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부모 위장 전입은 계속 적발되겠지만 기혼 자녀를 미혼으로 두는 방식은 사실상 걸러낼 방법이 없다”며 “로또 청약이 늘어날수록 이런 사례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축비 상승을 넘어선 과도한 분양가 인상을 억제하고 공급 지역을 넓혀 청약 쏠림을 분산시키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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