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구로병원 연구팀, 고지혈 치료제 ‘피타바스타틴’ 유방암 치료 가능성 제시

입력 2026-01-0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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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중음성유방암에서 Mcl-1 감소와 암줄기세포 억제 등 유의미한 변화 보여

▲(좌측부터)서재홍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종양내과 교수, 김지영·김윤재·정은선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암연구소 교수, 고동미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석·박사통합과정생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좌측부터)서재홍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종양내과 교수, 김지영·김윤재·정은선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암연구소 교수, 고동미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석·박사통합과정생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고지혈증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는 ‘피타바스타틴’이 기존 항암제에 내성을 보이는 삼중음성유방암에서 항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은 서재홍 종양내과 교수 연구팀(김지영·김윤재·정은선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암연구소 교수, 고동미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의과학과 석박사통합과정생)이 이런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5일 밝혔다.

삼중음성유방암은 치료가 가장 어려운 유형의 유방암으로, ER·PR·HER2 단백질이 모두 없어 호르몬 치료나 HER2 표적치료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결국 파클리탁셀과 같은 세포독성 항암제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치료 후에도 재발과 전이가 흔해 예후가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치료 과정에서 살아남는 암줄기세포가 약물 내성과 종양 재발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암세포의 생존을 돕는 Mcl-1 단백질이 과도하게 증가해 항암 효과를 더욱 떨어뜨리는 것으로 보고돼 이를 직접 표적 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Mcl-1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약물을 찾는 과정에서 피타바스타틴이 Mcl-1 결합 부위에 직접 작용할 수 있다는 구조적 특징을 확인했다. 인공지능 기반 3D 도킹 분석을 통해 피타바스타틴이 Mcl-1 단백질의 BH3 결합 부위에 직접 결합할 수 있고, Mcl-1 단백질을 직접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을 가진다는 사실을 밝혔다.

피타바스타틴을 투여하자 암세포의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빠르게 무너지고, 활성산소가 증가하며, 세포 에너지원인 ATP가 감소해 암세포가 스스로 사멸 과정에 들어가는 명확한 항암 반응이 나타났다. 특히 일반 항암제로 제거하기 어려운 암줄기세포의 수가 유의하게 감소하는 효과가 확인돼 재발·전이를 일으키는 근본 세포까지 억제하는 결과를 보였다.

▲피타바스타틴은 Mcl-1에 작용해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고, 내성 관련 생존 신호를 억제해 재발과 전이를 줄인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피타바스타틴은 Mcl-1에 작용해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고, 내성 관련 생존 신호를 억제해 재발과 전이를 줄인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파클리탁셀에 내성을 가진 세포에서도 피타바스타틴은 내성의 핵심 요인인 Mcl-1과 P-당단백질(P-glycoprotein)의 발현을 감소시키고, 암세포의 생존 신호인 AKT·STAT3 경로를 억제해 내성 상태에서도 강력한 항암 효과를 유지했다. 실제로 피타바스타틴과 파클리탁셀을 함께 투여했을 때 종양 억제 효과가 매우 증가하는 시너지 효과가 관찰돼 기존 치료의 한계를 보완할 새로운 병용치료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서재홍 고려대 구로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피타바스타틴이 삼중음성유방암에서 Mcl-1을 표적하는 새로운 항암치료 후보로 활용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며 “특히 파클리탁셀에 내성을 보이는 환자군에서도 적용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임상적 가치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피타바스타틴은 이미 안전성이 검증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약물이기 때문에 기초 및 전임상 단계로 빠르게 확장할 수 있으며, 향후 암줄기세포 표적 치료 연구에도 중요한 기반을 마련했다”라며 “이번 성과를 토대로 더 발전된 치료 전략을 마련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적극적으로 이어가겠다”라고 말했다.

김지영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암연구소 교수는 “이번 연구는 피타바스타틴을 활용한 약물 재창출 전략을 통해 고비용과 장기간이 필요한 항암 신약 개발 과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성과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피타바스타틴: 파클리탁셀 내성을 극복하는 새로운 Mcl-1 억제제로서의 삼중음성유방암 치료 가능성(Pitavastatin is a novel Mcl-1 inhibitor that overcomes paclitaxel resistance in triple-negative breast cancer)이란 제목으로 국제학술지 실험혈액학&종양학(Experimental Hematology & Oncology, IF 13.5)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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