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큰 꿈’의 맥락은 어디였나…통일교 진영 행사에 기념사한 박형준 부산시장

입력 2026-01-0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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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일 미래포럼에 참석한 박형준 부산시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는 영상. (사진 출처 =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카페 캡처)
▲ 신한일 미래포럼에 참석한 박형준 부산시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는 영상. (사진 출처 =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카페 캡처)

통일교 진영이 수십 년간 핵심 의제로 제기해 온 한일 해저터널 구상을 전면에 내건 창립 행사에 박형준 부산시장이 직접 참석해 기념사를 한 사실이 1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확인됐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2023년 9월 5일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열린 ‘신한일 미래포럼’ 창립 총회는 한·일 관계의 미래 협력과 초국경 인프라 구상을 주요 의제로 내세운 행사다.

행사는 일신설계 L 회장이 주관했다. L 회장은 통일교 창시자 고(故) 문선명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인물로, 통일교·UPF(유니버설 평화연맹) 진영에서 한일 해저터널 담론을 실질적으로 관리·확산해 온 핵심 인사로 분류된다.

▲ 신한일 미래포럼 창립 총회 영상 캡처. (사진 제공 = 부산 MBC)
▲ 신한일 미래포럼 창립 총회 영상 캡처. (사진 제공 = 부산 MBC)

이 행사에는 박 시장을 비롯해 안성민 부산시의회 의장 등 정치·경제계 인사 100여 명이 참석했다.

박 시장은 창립 무대에 올라 다음과 같이 기념사를 했다.

오늘 이 포럼 창립을 계기로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이런 일들은 단순히 좁은 시야가 아니라, 미래 100년을 보는 넓은 시야와 큰 꿈을 가지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당 발언에는 ‘한일 해저터널’이라는 표현이 직접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이 발언은 한일 해저터널을 핵심 의제로 설정한 창립 총회라는 명확한 맥락 속에서 나온 공식 메시지다. 직접적인 사업명 언급은 없었지만, 행사 성격과 주관 인물을 고려할 때 발언의 정치적 무게를 가볍게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상 축사’와는 다른 차원의 정치적 행위

부산시는 그간 통일교·UPF 관련 행사에 박 시장이 보낸 영상 메시지에 대해 일관되게 '관례적인 축하 인사'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실제로 박 시장은 2021년 9월, UPF가 주최한 '싱크탱크 2022' 행사에서 "한반도의 미완성 평화는 전 세계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해결돼야 할 과제"라는 영상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듬해 2월에는 같은 단체가 주최한 ‘세계 정상회의 2022’에 축하 영상을 보냈고, 이후에도 2022년 8월과 2023~2025년까지 최소 네 차례 이상 추가로 축하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부산시청은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관련 논란에 대해 “정치적 중상모략 캠페인”이라고 반박했고, 정무라인 역시 “조직이 불법이 아니라면 축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관례”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영상 메시지와 현장 참석 기념사는 정치적 성격에서 분명한 차이를 가진다는 점에서, 2023년 신한일미래포럼 참석을 동일선상에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영상 메시지는 다수 기관·단체에 동일하거나 유사한 문안으로 전달되는 비대면 행위로, 정치적 책임과 해석의 범위가 제한적이다. 반면 현장 참석 기념사는 행사 성격과 주관자를 사전에 인지한 상태에서 이뤄지는 적극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행사는 △ 통일교 핵심 신도로 알려진 인물이 주관했고 △ 통일교의 대표적 장기 의제인 한일해저터널을 전면에 내건 창립총회였으며 △ 부산이 해당 사업의 국내 기점 후보지로 거론돼 온 도시라는 점에서 정치적 맥락이 분명하다.

김택영 부산미래생명포럼 회장은 "영상 축사는 '관례'로 설명될 수 있지만, 해당 의제를 상징하는 창립 무대에 직접 올라 기념사를 하는 것은 별도의 정치적 판단이 개입된 행위"라며 "정치에서는 무엇을 말했느냐보다 어디에 섰느냐가 메시지가 되는 순간이 있다"고 말했다.

직접적인 찬성 발언은 없었다. 그러나 한일 해저터널을 의제화한 창립 총회에 참석해 '새로운 시도', '미래 100년', '큰 꿈'을 언급한 우호적 발언 기록은 남아 있다.

정치에서 의도와 해석은 분리되지 않는다. 특히 종교·이념 논쟁이 결합된 사안일수록, 무대와 맥락 자체가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는 점에서 박시장의 행사 참석과 우호적 발언은 큰 파급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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