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수주액 500억 달러 초읽기...초대형 원전 효과에 삼성물산·현대건설 가세

입력 2025-12-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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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조감도.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조감도.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올해 국내 해외건설 수주액이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수주를 필두로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수주 증가를 주도한 가운데 삼성물산·현대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도 에너지·인프라 분야에서 잇따라 성과를 내며 연간 500억 달러 달성 가능성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29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기업의 누적 해외건설 수주액은 446억957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이상 증가한 수치로 2014년 이후 11년 만에 최대 실적이다. 지난달 대비로도 약 17억 달러가 늘어 연말 추가 수주 여부에 따라 연간 목표치인 500억 달러 달성이 점쳐진다.

올해 수주 실적을 보면 한수원이 196억218만 달러로 단일 기업 기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사실상 올해 해외 수주 증가분의 절반가량을 한 기업이 견인한 셈이다.

핵심 기여 요인은 동유럽 체코에서 추진되는 ‘두코바니 신규 원전’ 프로젝트로 수주 규모만 187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한국 해외건설 역사상 역대 두 번째 큰 단일 프로젝트로 업계에서는 이를 계기로 폴란드·불가리아 등 인접 국가들의 원전 재건 시장 진입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민간 건설사 가운데서는 삼성물산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삼성물산은 11월까지 누적 기준 약 62억9412만 달러의 해외수주를 기록하며 민간 건설사 중 가장 큰 성과를 냈다. 중동과 오세아니아 지역을 중심으로 에너지·친환경 인프라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대형 사업을 연이어 확보하며 글로벌 시장 내 입지를 강화했다.

주요 수주 프로젝트로는 카타르 듀칸 태양광 발전소(10억4700만 달러), 아랍에미리트(UAE) 알 다프라 개방형 가스터빈(OCGT) 발전 IPP 프로젝트(4억8319만 달러) 등이 있다. 이달 초에는 호주 나와레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BESS) 프로젝트(1억4747만 달러)도 추가로 확보했다.

현대건설은 중동과 아시아 지역에서 고르게 성과를 내며 41억4976만 달러의 해외수주를 기록했다. 이라크 해수공급시설(WIP) 사업과 사우디아라비아 송전선로 공사 등을 잇달아 수주하며 원전·송배전·담수화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점이 실적 방어에 기여했다.

현대건설은 향후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을 신성장 축으로 삼아 2030년까지 연간 7조 원 규모의 원전 수주를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도 제시한 상태다. 중동에서는 이라크 남부 해수공급시설 프로젝트를 통해 정유·에너지 분야 입지를 유지하고 있으며 미국을 핵심 전략 시장으로 삼아 원전과 AI 인프라를 결합한 복합 에너지 사업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삼성E&A도 11월까지 누적 기준 약 29억4689만 달러의 해외수주를 올렸다. 중동과 아시아 지역의 플랜트 사업을 기반으로 실적을 쌓아온 가운데 최근에는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지속가능항공유(SAF) 생산 플랜트 기본설계(FEED)를 수주하며 친환경 에너지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업계에서는 연말까지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일부 공사와 카타르 LNG 관련 프로젝트 발주가 예정돼 있어 주요 건설사들의 추가 수주 성과에 따라 해외건설 수주액 500억 달러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올해는 대형 프로젝트 중심으로 수주가 집중되며 연간 실적이 크게 늘었다”며 “연말까지 추가 계약이 반영될 경우 500억 달러 달성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실적은 체코 두코바니 원전 프로젝트라는 초대형 수주가 전체 수치를 끌어올린 측면이 있는 만큼, 이를 제외하면 예년과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화 약세 장기화로 환율 부담이 커진 데다 전통적인 수주 텃밭인 중동 지역의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잇따라 지연되고 있어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수주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는 분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 해외건설 수주는 대형 원전 프로젝트가 실적을 견인했지만, 내년 이후에는 후속 대형 사업의 연속성이 관건이 될 것”이라며 “환율과 지정학적 리스크, 중동 발주 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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