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은 일하고 젊은이는 쉬는 노동시장… 60대는 ‘생계형 출근’, 청년은 ‘각자도생’ [리코드 코리아 ④]

입력 2026-01-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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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이상 취업자 첫 700만명 돌파...그냥 쉬는 2030세대 72만명 넘어
세대별 노동 지형도 대격변, 노동시장 불안정성 고조..."노동 양극화 막아야"

▲서울에서 열린 취업 박람회에서 중장년 구직자들이 박람회장 입장을 위해 길게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 (이투데이DB)
▲서울에서 열린 취업 박람회에서 중장년 구직자들이 박람회장 입장을 위해 길게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 (이투데이DB)

2026년 대한민국 노동시장이 노인은 일하고 젊은이들은 쉬는 '기형적 연령구조'로 바뀌고 있다. 세대별 노동 지형도가 180도 뒤집히면서 ‘일하는 인구’의 개념이 대격변한 것이다. 지난해 60세 이상 취업자는 700만 명을 넘어섰다. 통계 작성 이후 최초의 기록이다. 은퇴 후 여생을 즐겨야 할 ‘베이비부머’ 세대가 생계 전선에 잔류하며 노동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 반면 2030세대 중 구직 활동을 멈춘 ‘쉬었음’ 인구는 72만 명에 달했다. 여기에 직장이 있어도 수입이 부족한 30대는 부업에 뛰어든 경우가 늘어나는 등 노동 시장 불안이 다양한 모습으로 표출됐다. 전문가들은 “세대별 노동 형태가 급변하는 만큼 노동 양극화를 막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7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데이터처 경제활동인구조사 기준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사상 처음으로 7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전체 취업자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고령층이 견인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5060세대의 연장노동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은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내에서도 가장 늙은 나이까지 일하는 나라”라며 “이는 노후 연금이나 생활 보장이 취약해 본인이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내몰린 결과”라고 꼬집었다.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장 역시 “우리나라 고령층 고용률이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이는 자랑이 아니라 노후 소득 불안정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지적했다.

2030세대에선 고용 지표 악화와 함께 N(2개 이상)잡과 플랫폼 노동 확산 경향이 뚜렷했다. 먼저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세 이상 취업자는 전년 대비 22만 명 이상 늘어난 2904만 명 규모였다.

▲60세 이상·30대 이하 취업자 비중 (국가데이터처)
▲60세 이상·30대 이하 취업자 비중 (국가데이터처)

하지만 젊은 층의 노동 지형도는 불안하기 짝이 없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대 청년층 취업자 규모는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전년 대비 19만2000명 줄었다. 육아와 가계를 책임진 30대는 불안한 노동 환경에 추가 수입을 위한 부업에 뛰어든 모양새다. 지난해 기준으로 ‘부업을 한 적이 있는 취업자’는 약 65만 명이었다. 이 가운데 자영업자를 제외한 상용·임시근로자 중 부업자는 약 40만 명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 30대 부업자는 약 8만 명으로 전년 대비 16.8% 늘었다. 이는 증가율 2위인 50대 증가율(6.3%)의 2.7배에 달한다. 이는 ‘평생직장’의 개념이 붕괴하고 플랫폼 기반 부업 접근성 확대, 본업 소득 감소 등이 빚어낸 결과로 풀이된다.

이 교수는 “청년층 내부에선 노동의 극심한 분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좋은 일자리를 찾아가는 청년도 있지만, 일부는 기존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못해 구직을 단념하는 니트족이 되거나 기존 직업에 불안정성을 느껴 세컨잡을 전전해야 하는 청년도 동시에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5 경기도교육청 직업계고 취창업박람회’에서 참가 학생들이 채용상담을 받고 있다.  (이투데이DB)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5 경기도교육청 직업계고 취창업박람회’에서 참가 학생들이 채용상담을 받고 있다. (이투데이DB)

전문가들은 앞으로 노동시장 양극화는 더욱 가속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주문도 내놨다. 김 소장은 “좋은 일자리는 상위 20%에 불과하고, 하위 일자리와의 격차가 너무 크다”며 “최저임금의 120~130% 수준을 보장하며 고용 지속성이 담보되는 중위 일자리를 두텁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에서 논의 중인 정년 연장 논의에 대해서도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이 교수는 “한국처럼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각한 나라에서 법적 정년 연장은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정규직에만 혜택이 돌아갈 뿐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에는 그림의 떡”이라며 “단순한 정년 연장보다 복지와 연계해 노동 기간을 유연하게 늘리는 프랑스나 독일식 모델을 참고하되 한국적 특수성을 고려한 해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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