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열린 33조 금고' 중기중앙회 주거래은행 입찰 두고 IBK·KB·우리, '3파전'

입력 2026-01-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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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6-01-08 17:21)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소상공인 자산만 '32조' 첫 경쟁입찰...이달 사업자 선정
수성 나선 IBK, 사상 첫 이사회 의결 '10억+@ 승부수'
KB·우리, 당장 적자 감수하더라도 '리테일 패권' 노려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 주거래은행 자리를 둘러싼 은행권의 ‘쩐의 전쟁’이 본격화됐다. 수십 년간 관행처럼 이어져 온 IBK기업은행의 독점 구도가 깨지고 사상 처음으로 공식 경쟁입찰이 도입되면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기중앙회는 이달 중 은행별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거쳐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번 입찰에는 기존 파트너인 IBK기업은행을 비롯해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등 총 3개 은행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기중앙회는 지난해 11월 설립 이후 처음으로 주거래은행 경쟁입찰을 공고하며 수의계약 관행에서 벗어났다. 자금 운용의 투명성을 높이고, 금리 우대 등 실질적 혜택을 소상공인 회원에게 돌리겠다는 취지다.

이번 입찰에 은행권의 시선이 집중되는 배경은 잠재 고객군에 있다. 주거래은행으로 선정될 경우 향후 5년간(2026~2030년) △자금 집행·수납 관리 △법인카드 업무 등을 독점 수행하게 된다. 특히 중기중앙회 전체 자산 33조4184억 원 가운데 약 97%(32조4256억 원)가 노란우산공제 기금으로 단순한 자금 관리 계약을 넘어 257만 명에 달하는 중소기업·소상공인 회원 데이터와 접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첫 경쟁입찰 체제 전환에 ‘안방 사수’가 시급해진 기업은행의 대응도 한층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11월 이사회에서 이번 입찰 참여에 따른 재산상 이익 제공 안건을 의결했다. 불건전 영업행위 방지규정상 10억 원을 초과하는 재산상 이익제공 금액은 이사회 의결이 필수인 만큼, 시스템 신규 구축과 협력기금 등에 최소 10억 원 이상을 투입 하겠다는 결단으로 해석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기관 영업에 뛰어들며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국책은행으로서의 예산 제약 속에서도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저조한 입찰 성적과 구조적으로 불리한 금리 경쟁력도 부담 요인이다.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 나라장터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지난해 공공기관 주거래은행 경쟁입찰 승률은 25%(4건 중 1건)에 그쳤다. 조달 구조 역시 약점으로 꼽힌다. 중금채(중소기업금융채권) 위주의 조달 특성상 저원가성 예금 비중이 높은 시중은행보다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 배점 비중이 가장 큰 ‘대출금리(20점)’ 항목에서 열세가 예상된다. 이에 기업은행은 시스템 구축(10점)과 협력사업(5점) 등 비가격 부문에 대규모 재원을 투입해 점수 차이를 만회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단기 비용 부담보다 중장기 가치에 방점을 찍었다. 수백억 원에 달하는 초기 시스템 구축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33조 원 규모의 수신고 확보 효과와 함께 노란우산공제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기업대출·퇴직연금·자산관리(WM) 등 리테일 금융 확장을 노린다는 계산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쟁입찰 전환으로 기업은행도 시중은행과 동등한 조건에서 자본력을 검증받는 상황”이라며 “자본 투입에 제약이 있는 국책은행이 시중은행의 공세를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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